4대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실적 달성할까···하반기 기업대출로 ‘승부수’
2025-07-08 서승리 기자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9조97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6.6% 증가한 수준으로, 이자수익이 약 3% 증가한 21조3364억원을 기록한 것이 순이익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각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8% 증가한 3조28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6.8% 증가한 2조9330억원을, 하나금융은 7% 증가한 2조21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금리 하락기에 진입하며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수신금리보다 빠르게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빠르게 내려간 반면, 대출금리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느리게 떨어져 예대금리 차가 확대됐다.
지난달 30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4%포인트(p)로, 전월 대비 0.06%p 상승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기업대출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에 제동이 걸린 2022년과 2023년에도 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특히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대기업대출 잔액은 165조651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6%(7조2581억원) 증가한 상황이다.
또한 은행권도 올해 초부터 조직을 재정비하고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기업금융 강화에 나서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전국 기업금융 성장기반 지역 및 국가주도 산업 단지 등 유망 지역에 기업금융(SME) 전담 지점장을 확대 배치했으며, 올해 하반기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기업대출을 순증하는 평가 점수도 확대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기업금융 관련 우수 역량 및 성과 보유자를 대상 공모를 통해 총 15명의 SME 지점장을 배치했다”며 “SME 지점장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직접 발굴해 여신 및 수출입 금융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국가전략 산업 금융지원 강화를 위한 ‘기술금융 질적성장 시리즈’와 소상공인 상생금융 지원 강화를 위한 ‘KB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를 운영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도 본점의 기업대출 지원 범위 확대와 올해 KPI에서 영업점의 기업대출 비중을 강화했다. 아울러 기업 금리 우대 한도를 12조원으로 설정해 기업대출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대출 강화와 함께 소상공인 지원책과 자영업자 대출 확대 기조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3분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특별판매 한도를 올해 상반기보다 11조2700억원 늘린 20조4900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달 ‘소호사업부’ 신설을 통해 소상공인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