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사볼까”···고공행진 코스피에 ‘빚투’ 개미 돌아오나
2025-09-22 서승리 기자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18일 기준)는 22조8800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대여해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수록 늘어나며 ‘빚투’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이는 새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유동성이 증가해 증시 상승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공매도 지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은 11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3조9156억원) 이후 최대치다.
대차거래 잔고 또한 18일 기준 104조9000억원에 육박했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와 함께 국내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잔고도 최근 100조원을 넘어서며 증시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국내 증권사의 RP 매도잔고는 101조326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수급이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 사이를 오가던 과거와 다르게 동시에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벤트에 따라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으로,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주식으로 옮겨오는 모습”이라면서도 “올해부터는 두 시장의 거래대금이 유지 혹은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 정부의 대체투자 수단 활성화 의지하에 추가적인 시장의 성장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코스피가 급등 추세를 이어온 만큼 시장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언제 호사를 누리겠냐, 벌 수 있을 때 벌자는 낙관론과 속도가 가파르니 조심하자는 신중론이 공존하고 있다”며 “이번 랠리는 2020년 코로나발 랠리에 견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동시에 차익실현 욕구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하며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