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이공계 인재 이탈현상···AI 인재 유출은 갈수록 ‘심각’
2025-10-13 김준혁 기자
13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부 과학장학금을 지원받은 학생 중 316명이 이공계를 이탈해 의학계열 등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장학금 수혜 후 과정 중도 포기 혹은 졸업 후 비이공계에 종사해 장학금 환수 대상자로 분류됐다.
아울러 정부는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KAIST, GIST, DGIST, UNIST 등 4개 과학기술원에 지난 2023년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했으나, 운영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들 계약학과의 입학생 규모는 매년 늘었으나 중도탈락률은 최대 10% 이상인 곳도 존재했다.
다만, 졸업생의 취업 현황과 관련해서는 아직 졸업생이 없어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내부 인재 육성과는 별개로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인재의 해외 유출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AI 분야 인재의 해외 유출입 규모는 인구 1만명당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35위에 해당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20년 0.23명 유입으로 14위를 기록했으나 2021년 24위(0.02명), 2022년27위(-0.04명), 2023년 34위(–0.03명)로 순위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특히 인재 유출에는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은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심화돼 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연구 역량 저하로 산학연 기반의 기술혁신 역량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국가가 어렵게 키운 과학인재가 의대 등 다른 분야로 문을 두드리고, 반도체 학과 학생들이 중도 포기하는 현실은 두뇌 엑소더스의 전조”라며 “국내 AI 인재 유출 대응과 인재 양성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단순히 숫자 채우기식 인재양성이 아니라, 현장과 연계된 실질적인 지원과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하고 고급인재 유입을 촉진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에서는 AI 인재 확보 등을 위한 예산 등을 추가 배정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AI 인재 양성 및 GPU 확보에 기존(2조7000억원)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7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AI, AX(AI 전환) 대학원을 19개에서 24개로 늘리고 생성형 AI 선도 연구과제를 5개에서 13개로 늘려 국내 인재 1만2000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AI 대전환 15대 선도프로젝트에는 국립대 AI 교수에 대한 금전적 인센티브, AI분야 석·박사의 전문연구요원 우선 배정, 석학·신진급 해외 인재 2000명 유치 프로젝트 진행 방안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