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공사 노조, ‘어명소 사장 퇴진’ 외치며 무기한 투쟁 돌입···공사 측 “적자 불가피”

2025-10-21     김유진 기자
▲ LX노조와 공공운수노조는 20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낡은 혁신지침이 여전히 공공기관 현장에 잔존해 공공성과 노동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어명소 사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사진=LX노조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적자 누적 속에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LX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노사의 임금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노조가 무기한 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국토정보공사노조는 지난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명소 사장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경영이 어렵다는 임원진의 말에 임금 동결을 받아들였다”면서도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어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횡포는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위기라는 이름으로 임금을 동결하더니 이후에는 수익을 내야 한다며 지사 통폐합, 경상경비 축소 등을 통해 국민 서비스와 현장 직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LX공사 노사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진행했으나 최근 노조 측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장외를 나서면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모두 비상 경영 상황을 감안해 임금 1% 인상안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출장비 등 세부적인 비용 절감 방안을 두고는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오현열 국토정보공사노조 전북본부장은 “LX공사의 경영 실패는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경영진의 무능이 빚은 당연한 결과”라며 “경영진은 그간 진심 어린 사과나 책임지고 용퇴하는 성숙한 조직문화 없이 노동자에게 맹목적 희생만 강요했다”고 말했다.
 
박민규 노조 인천본부장도 “어 사장은 2023년 취임하자마자 경영 위기 극복을 핑계로 4500여명 직원의 임금을 동결했다”며 “여기에 지사 통폐합과 지적측량 접수 창구 철수를 단행해 공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다만, 공사 측은 경영난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노조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LX공사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 통화에서 “3월 9월까지 11차례 협상을 해왔고, 1% 인상안을 전제로 비용 절감안을 노사가 함께 마련하자고 협상을 하던 중에 결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공사는 정부 재정 지원이 없는 독립채산체 공공기관으로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매출 대부분이 인건비 지출되는 구조라 영업적자분에 대해서는 은행 대출과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는 앞으로도 노조와 지속 소통하면서 국민 불편이 없도록 신속·정확한 지적측량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