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오는 29일 방한 확정···이재명·시진핑 연쇄 회담
2025-10-24 진민석 기자
23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워싱턴DC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 백악관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한 뒤, 일본 도쿄를 거쳐 29일 부산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고, APEC 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미국이 주최하는 리더스 업무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포함한 관세 합의의 후속 협의안을 조율 중이며,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 수준의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의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펜타닐, 대두, 핵 군축,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그는 전날(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한국에서 시 주석과 꽤 긴 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희토류·농업·핵 문제 등 포괄적 합의를 논의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논의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범죄 단속 회의에서도 “한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펜타닐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멕시코 항만 검문을 피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경유해 펜타닐을 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펜타닐 문제로 이미 20%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고, 11월 1일부터는 최대 157%로 인상될 수도 있다”며 “이 사안이 시 주석과의 회담 목록 첫 번째 항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로 1억 달러를 벌지만, 관세로는 100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 상황을 더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이 이 전쟁(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 첫 공식 한국 방문으로, 미중 정상회담 또한 재집권 이후 처음 열리는 자리다.
백악관 일정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경주 APEC 회의 기간 중 비공식 접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우리 정부도 이 같은 백악관 측의 발표를 재확인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번 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내달 1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위 실장은 한미·한중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경주나 그 주변에서 이뤄질 것이다. APEC 행사 진행을 위한 여러 행사장, 경주 안에 있는 여러 부속건물 중 한 군데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물관 등 여러 시설이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을 준비하는 중”이라면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무선에서 날짜가 좁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APEC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북미 간의 움직임은 우리도 관심을 갖고 파악하려 하고 있으나, 저희가 아는 바로는 새로운 동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