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생산적·포용 금융’에 508조원 투입···건전성 관리 핵심 과제
2025-11-10 서승리 기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총 508조원의 금액을 투입한다.
앞서 우리금융이 올해 9월 가장 먼저 8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데 이어 하나금융 100조원, NH농협금융 108조원,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110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 계획을 밝혔다.
금융지주사들의 자금 공급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출자 자금도 포함됐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보틱스 등 첨단 산업분야와 관련된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해당 펀드는 산업은행 출연으로 마련된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5대 금융지주는 펀드에 각 10조원씩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속도감있는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해 전담조직도 마련했다. KB금융은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해 21명의 경영진이 참여하는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조직해 관련된 세부 실행방안을 논의하고 주기적인 실적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금융으로의 전환’ 정책 동참을 위해 KB금융은 기업여신 정책 및 영업방식 등을 국가 산업육성 관점에서 대출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계열사의 부동산금융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한편 기업·인프라금융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 역시 은행과 카드, 증권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통합 관리조직 ‘생산적 금융 PMO’를 신설했다. 격월로 진행되는 회의를 통해 생산적 금융과 관련된 이행 수준 등을 지속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생산적 금융에 84조원, 포용금융에 16조원으로 총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성장펀드 10조원에 선제적으로 참여하며 모험자본 2조원과 민간펀드 결성 6조원, 첨단산업 1조7000억원, 지역균형 3000억원 등 자체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술기업 및 수출 중소기업 대상 대출에 50조원, 공급망 강화 금융에 14조원의 지원도 병행한다.
아울러 전 관계사가 참여하는 ‘경제성장전략 TF’를 출범하고 생산적·포용금융과 관련된 계획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생산적 금융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 규모는 생산적 금융 73조원과 포용금융 7조원으로 총 80조원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성장펀드 10조원, 자체투자 7조원, K테크 19조원, 지역 첨단산업 16조원, 벤처 11조원, 수출기업 7조원 등 총 56조원의 융자를 세분화했다.
NH농협금융도 108조원 규모의 ‘NH 상생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중 93조원은 생산적 금융에, 15조원은 포용금융에 투입될 전망이다.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회장 직속 ‘생산적 금융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이찬우 회장이 직접 진행 상황 등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해 금융지주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나서며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기존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우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 관리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분기(0.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NPL)도 올해 3분기 말 4조8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5억원 증가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같은 기간 0.05%p 상승한 0.3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