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 지뢰 폭발···트럼프 중재 휴전협정 흔들리나
2025-11-11 진민석 기자
이에 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협정의 이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Reuters)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10일) 태국 동부 시사껫주 캄보디아 접경지에서 태국군 순찰대가 지뢰 폭발을 당했다. 이 사고로 군인 1명이 오른발을 잃고, 나머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올해 7월 국경 분쟁 격화 이후 네 달 만에 발생한 7번째 지뢰 폭발이다.
태국군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지뢰 3개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새로 매설된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 직후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휴전협정 이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가 예상만큼 줄어들지 않았다”며 “캄보디아 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확인되기 전까지 휴전협정에 따른 모든 절차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21일 예정됐던 캄보디아군 포로 18명 송환도 무기한 연기됐다. 태국 정부는 동남아 각국 군 관계자로 구성된 휴전 감시단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제출하기로 했다.
아누틴 총리는 이날 직접 시사껫주를 방문해 부상 군인들을 위로하고, 군 지휘부와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캄보디아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캄보디아 측은 성명을 통해 “휴전협정 이행에 전념하고 있으며, 지뢰 제거를 포함한 모든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태국이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태국은 조속히 캄보디아군 포로를 송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7월 하순 국경 충돌로 최소 48명의 사망자를 내며 닷새간 교전을 벌였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서 지난달 26일 워싱턴에서 휴전협정을 체결했고, 이후 양국은 중화기 철수 및 지뢰 제거 작업등 합의 이행 절차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폭발로 인해 태국 내에서는 “휴전의 신뢰가 흔들렸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태국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는 “태국 내 강경파가 캄보디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휴전 감시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