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끝나도 ‘항공 대란’ 지속 전망···FAA “운항 제한 유지”
2025-11-12 진민석 기자
관제사 인력난과 항공편 감축 조치가 누적되면서 미 전역 공항에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역 내 심각한 지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사, 연방항공국(FAA), 관제사 근무 상황을 종합할 때 셧다운 종료 이후에도 즉시 정상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관제사 복귀와 항공기 간 근접사고율 등 주요 지표가 안정될 때까지 운항 제한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더피 장관은 하원이 상원 통과 예산안을 신속히 승인하지 않으면 “주말까지 항공편 지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일부 항공사는 운항 전면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하원이 내일 예산안을 처리하면 항공 여행이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며 “관제사들이 희망을 되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FAA는 지난주부터 전국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을 단계적으로 최대 10%까지 감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에는 항공편이 4% 감소했으며, 11일 기준 감소 폭은 6%로 확대됐다. 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댈러스 등 주요 공항 전광판에는 ‘지연’ 또는 ‘취소’ 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조치는 41일째 이어진 셧다운으로 인한 관제사 무급 근무 및 이탈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FAA 관제사 상당수가 생계 문제로 퇴직하거나 병가를 내면서 항공 교통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0일) “셧다운 기간 근무한 관제사들에게 1만달러(약 1500만원)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복귀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반면 결근자는 해고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닉 대니얼스 전미항공관제사협회(NATCA) 회장은 CNN 인터뷰에서 “관제사들은 셧다운의 직접적 피해자”라며 “정치적 교착의 희생양으로 더 이상 이용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관제사 충원과 교육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며 단기 복귀만으로는 시스템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 상원은 전날 찬성 60대 반대 40표로 임시 예산안을 가결, 셧다운 종료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예산안은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 운영을 위한 임시 자금을 지원하고, 농무부·보훈부 등 일부 부처에는 내년 9월까지 연간 예산을 배정한다.
또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 세액공제 연장 표결을 추후 별도 실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현재 하원 규칙위원회가 상원안 심의를 진행 중이며, 승인 시 12일 본회의 표결 후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정부 재개가 확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FAA는 “정부가 재가동돼도 운항 제한을 즉각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제 인력 회복 속도에 따라 단계적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