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활동가 전원 사직서 제출···“사무처장 전횡·폭언에 떠나”
2025-11-17 이기봉 기자
민언련 활동가들은 17일 ‘활동가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떠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구성원으로서 조직을 지키고 싶었기에, 시민단체로서 일말의 민주성을 믿었기에 버텨왔지만 이제 어떤 희망도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한 민언련 현직 사무처장의 행동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활동가들은 “현 사무처장 임기 내내 그의 전횡과 폭력적 언행, 위계적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사무처 업무는 사무처장 기분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졌고, 그는 이를 개선하려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공격으로만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활동가들은 주도성을 잃은 채 사무처장의 기분과 의중을 살피는 ‘심기 의전’을 수행해야 했다”며 “그 결과 많은 활동가들이 버티지 못한 채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다음 세대를 이을 활동가 재생산에도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활동가들은 민언련 이사회가 이 상황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언련이 지키고 싶어 하는 ‘조직의 안정과 위신’에 활동가들의 안정과 존엄은 없다”며 “활동가들은 조직 내 공식·비공식 경로를 막론하고 사무처장의 위계적 소통방식과 내로남불식 조직 운영, 폭력적 언사로 인해 괴롭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무처장은 2024년 말부터 지금까지 사직의사를 표명했다 번복하는 일을 반복하며 활동가와의 대화를 회피했다”며 “활동가들은 지속가능한 언론운동을 위해 조속한 사무처장의 사직과 사무처장 변화 필요성을 피력했으나 일부만 공감했을 뿐 이사회는 상황을 방치하고 사무처장 사직 시기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집단사직이 41년 역사를 가진 민언련이 조직의 한계와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뼈를 깎는 혁신과 당장의 변화가 필요함을 적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집단사직에는 민언련 전직 활동가 10명과 2014년 평화박물관 집단사퇴 활동가 일동, 참여연대 노동조합, 환경운동연합 노동조합 등이 성명에 동참했다.
민언련은 활동가 전원 사직 사태에 대한 운영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