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계엄 만류에 尹 ‘돌이킬 수 없다’ 말해···韓은 넋 나간 표정”

2025-11-17     김유진 기자
▲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을 만류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고 최 전 부총리를 증인으로 심문했다.
 
최 전 부총리를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 대접견실에 모였을 때 ‘어떻게 된 거냐, 누가 알고 있었느냐, 만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온 뒤)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나오자 벌떡 일어나서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다시 생각해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 ‘어떤 이유로도 계엄은 안 된다. 우리나라 신인도가 땅에 떨어지고, 경제가 무너진다’고 말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결정한 거다. 준비가 다 돼 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전 부총리는 한 전 총리가 직접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모습은 못 봤다고 증언했다.
 
최 전 부총리는 ‘증인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외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안 된다고 말한 사람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다른 분들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할 상황은 아니지만,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가 직접 반대했다고 말한 장면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비상계엄) 선포 20분쯤 전에 갔다”며 “짧은 시간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는 그 전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여러 번 만류했다고 했지만 제가 있는 동안에는 그런 기억이 없다”며 “당시 한 전 총리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총리께서 만류했을 것으로 생각해 물었더니 했었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는데, 당시 김 전 장관도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는 이어 “사후적으로는 계엄을 막지 못한 게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다”고 토로했다.
 
한편,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으나 일체의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전 대표는 “존경하는 재판관님, 현재 저는 관련 사건으로 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라며 “저의 대학 시절 그리고 2024년 5월 원내대표 취임 시점 이후 계엄 해제 의결 이후까지 영장에 기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하게 일체의 증언을 거부하고자 한다”며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가 “증언 거부는 권리이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나 추 의원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