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ICK+] 예상치 두 배 늘어난 美 9월 고용···혼재된 지표에 FOMC 셈법 흔들려

2025-11-21     진민석 기자
▲ 미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의 한 식료품점에 지난해 7월25일(현지시간) 직원을 구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발표가 한 달 넘게 지연됐던 9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규 일자리는 예상의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실업률은 동시에 상승하면서 노동시장은 강약 신호가 뒤섞인 채 나타났고, 연준 내부에서도 다음 달 금리 인하를 둘러싼 입장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11만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전망치(5만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지난 4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의료 부문에서 4만3000명 늘며 전체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7~8월 고용이 총 3만3000명 하향 조정돼 ‘표면적 반등’과 ‘기저 약화’가 동시에 보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실업률은 4.4%로 상승했고,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2%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3.8%로 예상치(3.7%)를 약간 웃돌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4%로 소폭 올랐다. 지표가 혼재된 가운데 채권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며 2년물 국채금리가 소폭 떨어졌다.
 
노동시장의 이러한 흐름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둔화는 분명하지만, 침체로 단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료·여가·숙박 등 서비스업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고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평균 실업기간 단축 등 노동시장 내부의 질적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트타임은 줄고 풀타임은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하며, 이는 구조적 강점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부문 고용 감소와 기업들의 보수적 채용 기조 때문에 고용 증가가 추세적으로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환율 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가 잠잠해지자 연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10월 고용보고서가 취소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 내부에서도 ‘지표가 없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세력과 ‘지표가 나오면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원은 1400원대 중후반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준 인사들도 이번 지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등 비둘기파 이사들은 고용 둔화를 근거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온 반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멈춰 선 듯 보인다”며 “12월 인하는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신중론을 유지했다.

굴스비 총재는 지연 발표된 고용지표에 대해 “상당히 강한 안정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너무 많은 선제적 인하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 내부 우려를 더하고 있다. 9월 CPI는 전년 대비 3% 상승해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했다. 관세 부과로 가격 압력이 재확산되는 모습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연준에서는 “12월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날 12월 인하 가능성이 42%까지 뛰어올랐다. 이틀 만에 30%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이번 고용지표를 ‘혼재된 신호 속 인하 가능성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