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심 지지자’ 마조리 그린 사퇴···엡스타인 파일 갈등 끝내 ‘파열’

2025-11-23     진민석 기자
▲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당) 하원의원이 2024년 10월15일 애틀랜타의 콥 에너지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지지자였지만 최근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서 대통령과 불화를 빚었던 그녀는 21일 내년 1월 의회에서 사임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측근에서 공개적 비판자로 돌아선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연방 하원의원이 내년 1월 의원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한때 ‘트럼프 열혈 지지자’로 불리며 부통령 후보군까지 거론됐던 인물이었지만, 엡스타인 성범죄 문건 공개 문제와 대외 정책 노선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번진 것이 배경으로 읽힌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10여분 분량 영상 메시지를 게재하고 “2025년 1월 5일을 끝으로 의회에서 물러나겠다”며 “이제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갈 때”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의회 입성 이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가 진정한 ‘미국 우선주의’를 의미한다고 믿으며 매일 싸웠다”며 “발의한 법안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반영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린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 강경 우파 인사로, 당내 지지층에서 압도적 인기를 누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동맹으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결정적 갈등의 발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과거 개인적 친분이 있었다는 이유로 민주당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고, 그린 의원의 ‘강제 공개 요구’는 트럼프 진영의 민감한 신경을 건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는 극좌로 돌아섰다”며 지지 철회를 공식화했고, “배신자 마조리 그린은 공화당의 망신거리”라고 비난했다. 

반면 그린 의원은 “14세에 성폭행·인신매매를 당한 피해 여성들을 대신해 싸우는 것이 어떻게 배신이 될 수 있나”라며 “그들을 위해 싸웠기 때문에 위협과 공격을 받아왔다”고 반박하며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그린 의원은 영상에서 “수년간 살해 협박, 소송, 정치적 음해를 당했다”며 “내 목적은 공화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도록 책임을 묻고 미국 우선주의를 지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그린 의원의 사임 소식에 대해 “나라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사퇴 여부를 사전에 통보받았냐는 질문에는 “아니오. 그러나 상관없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선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