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맘다니 ‘뜻밖의 브로맨스’에···MAGA 진영서 ‘내부 균열’↑
2025-11-25 진민석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맘다니 당선인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맘다니를 “공산주의 광신자”로 조롱해왔지만, 이날은 등을 두드리고 손을 맞잡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맘다니가 과거 트럼프를 ‘파시스트’라 부른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감싸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강성 우파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이 모인 마가 진영은 즉각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오랜 시간 맘다니 당선인을 “반유대주의적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맘다니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은 뒤 우파 팟캐스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표현이 무차별적으로 반복돼 왔다.
그러나 정작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자, 극우 진영은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극우 활동가 닉 푸엔테스는 지난 21일 저녁 방송에서 “이건 가짜 쇼다. 전부 드라마일 뿐”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떠벌린 어떤 말도 믿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측근이자 ‘마가 스피커’로 불리는 로라 루머 역시 “지하디스트 공산주의자가 백악관 집무실에 서 있는 건 미친 일”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 친트럼프 성향 인사들은 이번 회동을 ‘트럼프의 관대함’으로 포장하기도 했다. 한 극우 인플루언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맘다니를 공개적 굴욕에서 구해줬다”고 주장했으며, 친트럼프 유튜버들은 “유머 감각이 살아 있었다”고 칭찬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맘다니는 뉴욕을 파멸시킬 정책을 갖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무너지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며 트럼프식 정치술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러한 혼재된 반응이 최근 트럼프 지지층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균열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NYT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둘러싼 논쟁, 반유대주의와 이스라엘 문제, 생활비 등 정치·사회적 사안이 한꺼번에 겹치며 마가 운동 내부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