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화재가 난 비데의 모습>

◆사건1 = 지난 달 12일. 전라남도 나주시 남평읍 김영남씨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폭발 사고(사진,왼쪽)가 나 거실에 있던 6개월 된 아이가 연기에 질식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경위를 조사한 결과 특별한 전기 시설은 없었고 또 콘센트 부분에 누전 흔적도 없었다.

하지만 비데 자체가 다 녹아내려 소방 당국은 비데에 내장된 히터에서 최초로 발화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화장실의 비데가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높다고 보고 비데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반면 비데를 판매한 B사측은 소비자 피해가 있으면 보상하겠지만 국과수의 화재감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비데를 화재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B사 관계자는 “비데에는 과열될때 전원을 차단하는 자동절전 기능도 있고 방수처리도 돼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는 비데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재 원인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국과수의 화재 감식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지속됐지만 결국 비데 제조사인 B사는 화재가 난 집에 손해배상을 해주고 사태를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2 = 6일 새벽 3시 충남 당진군 합덕읍 소소리에 있는 한 비데 제조공장에서 역시 불이나 공장 건물 2개 동을 태웠다. 소방서에서 추산한 피해는 수 억원 대. 불은 3시간여 만에 꺼졌다.

다행히 불이 날 당시 공장 안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중이지만 위 사건1과 마찬가지로 비데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한 화재였다.

이 외에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된 비데 관련 화재상담은 3건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사고의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 사고에는 꼭 비데가 끼여있어 사고원인이 비데란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

◆ 비데, 사고는 왜

우리나라 화장실은 구조상 욕조와 좌변기를 같이 사용하도록 설치돼있다. 이로인해 목욕을 하면 습기가 차 비데 열선을 자극시킬 수 있다.

또 화장실 통풍을 제대로 시키는 가정도 극히 드물다. 대부분 화장실 문을 닫아둬 때때로 환기를 시키지 않는다. 비데 화재의 큰 원인으로 화장실 내에서의 누전사고다. 목욕 후 습기찬 욕실 내에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기 위해 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것은 가장 위험하다.

국내에서는 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일본의 완제품 수입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부터 국산비데가 개발됐고, 현재는 국산이 주종을 이룰 정도로 대중화되어 사용자가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비데, 꼭 필요할까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신체 중 가장 청결해야하고 위생적이어야할 부분에 대해 무관심한게 사실이다.

인간의 항문구조는 1천여개의 미세한 주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뒤처리시 화장지를 사용할 경우 노폐물이 잔류해 위생상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한국인 남녀 40대 이후 많이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 및 부인병의 원인도 청결하지 못한 생활습관 때문이며 한국인의 항문질환 보유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해있다.

비데를 사용할 경우 여성의 뒷물 효과는 물론 민감한 부분의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항문 주변의 모세혈관을 자극해 근육이완과 혈액순환을 촉진해 치질과 변비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다.

특히 치질수술 후 휴지사용으로부터 오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는 실정이다.

요즘 현대인들은 좀 더 특별한, 나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욕실에서 비데를 이용하면서 사용자들은 특별함을 느낀다. 하지만 비데사용자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면 섬뜩할 것이다.

현재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비데관련 신고 접수는 작년을 기준으로 무려 404건이 접수됐다. 이중 누전으로 인한 화재 신고는 작년부터 금년 3월 까지 2건, 비데가 터져서 훼손이 된 신고 건수는 1건으로 비데 위험성을 예고하고 있다.

소보원에서는 비데 사용에 관한 화재 신고는 경찰 조사 결과 원인 불명으로 밝혀졌고, 누전으로 인한 화재신고 역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데가 터져 신고된 접수는 20% 보상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소보원측은 비데시장을 진단해 제품 성능테스트 결과를 내달 초 보고할 것이며 이에 관한 자료를 언론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데업계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웅진룰루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비데는 절대 폭발하지 않는다. 비데의 열선은 일정 온도가 넘으면 센서가 작동돼 꺼지게 된다. 온수로 인해 화상을 입지 않도록 센서 설비를 장착한다”면서 “이렇게 완벽하게 제품을 만들어 내지만 사용자가 유의사항을 안지키고 이용하면 화재나 잦은 사고가 일어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화장실 내에서 드라이어나 콘센트를 이용하는건 위험하다”며 안전 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비데를 쓰면 깔끔하고 시원하다는 말도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신고 건수도 증가하는 만큼 내 엉덩이의 위험 수위도 올라간다고 보면된다. 내달 소보원에서 발표하는 비데시장 진단결과에 대해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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