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권을 둘러싼 M&A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그동안 강회장과 한주흥산의 첨예한 대립각 속에 진행된 서울증권 M&A에 유진기업이 뛰어들면서 3각 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강회장이 지난 7월 유진기업에 자신이 보유한 보유 지분 4.9%(1282만주) 전체를 매각하자 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던 서울증권 노조가 강하게 반발 했다.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역시 강회장의 지분 매각에 반대 입장을 표명, 지난 8월21일 검찰에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강 회장을 고발했다. 실타래처럼 꼬여만 가는 서울증권 M&A전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서울증권에 대한 M&A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서울증권 최대주주인 조지 소로스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철수하면서 M&A설은 이어졌다. 이후 서울증권의 최대주주는 강찬수 현 회장이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서울증권의 취약한 지배구조의 틈을 노린 타 기업의 M&A 시도가 시작됐다. 더욱이 강회장의 무리한 스톡옵션 행사로 인해 서울증권의 경영에 무리가 생기자 타 기업의 M&A는 더욱 거세졌다.

결국 지난 3월 말 부동산 임대업체인 한주흥산이 서울증권의 지분 5%를 매입하면서 M&A를 선언,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은 시작됐다. 지난 5월26일에는 주주총회를 전후로 서울증권과 한주흥산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 난데없이 유진기업이 서울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서울증권 노조 관계자는 “강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과거 스톡옵션을 받은 것은 책임 있는 경영을 하라는 취지에서였다”며 “이번 유진에 대한 지분 매각은 결과적으로 자기의 지분을 매각해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진기업 금융업 진출 왜?

이렇게 ‘산 넘어 산’을 예고하고 있는 서울증권 매각에 새롭게 뛰어든 유진기업. 여의도 증권가는 대우건설 인수전 실패 뒤 금융업 진출을 선언한 유진기업의 의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건설전문그룹 도약을 위해 사세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며 “소위 현금 장사로 통하는 건설업을 주력하는 유진에게 금융업 진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리고 금융업 진출의 시발점으로 서울증권을 선택 했다는 것.

유진그룹은 관계자 역시 이번 서울증권 인수 시도 배경에 대해 “건설전문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금융업 진출은 필요하다”며 “기존 유진의 건설부문과 더불어 금융업이 그룹 성장의 큰 틀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강찬수 회장과 손을 잡은 유진기업은 향후 추가적인 지분매입 등을 통해 서울증권에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강찬수 회장으로부터 인수한 지분 4.9%를 포함해 총 5.4%의 지분을 확보한 유진기업은 25%가량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 서울증권을 완전 인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지배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지난 7월2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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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보다 앞서 서울증권 인수 의사를 밝힌 한주흥산 역시 지난 8월8일 금융감독원에 서울증권 지배주주변경 승인 신청을 냈다.

한주흥산 관계자는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지배주주변경 승인 신청이 이뤄지면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서울증권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찬수 회장과 유진기업과의 3파전으로 확대된 서울증권 인수전에 대비해 회사 소유의 빌딩을 매각해 자금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붙였다.

증권가 관계자는 “서울증권을 놓고 벌이는 유진기업과 한주흥산 인수전은 지배주주변경 승인 신청을 심사 중인 금감원의 결단에 달렸다”며 “양측의 지배주주 변경 승인을 병합해 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9월 중으로 서울증권의 인수 당사자가 결판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kim@dig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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