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처럼 배려하고, 강호동처럼 포용하라.

▲ 구창환의 연예칼럼
[투데이코리아=파워칼럼 구창환] 옛날 중국에서는 세 가지의 기를 습득한 자가 제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천기(天氣)로서, 하늘의 기를 붙잡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기(地氣)로서, 땅의 기를 붙잡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기(人氣)로서, 사람의기를 붙잡는 것이다.

이 세 가지의 기를 붙잡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인기(人氣)'이다. 지금도 인기를 붙잡는 방법을 알 수만 있다면 정치가나 연예인들이 얼마든지 돈을 써서 그 방법을 배우려 할 것이다.

인기를 붙잡은 유명 연예인들은 일년에 수십억을 쉽게 벌기도 하고,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피겨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한 김연아 같은 경우에도 세계적인 인기덕분에 그의 가치는 수백억이라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진 변호사가 정치인이 되기도 하고, 네티즌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는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인기가 권력이 되기도 하고, 인기가 돈을 벌어주기도 하고, 인기가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하니 인기를 잡는 것이 요즈음 시대를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기'란 넓은 의미로 '인맥'을 뜻한다. 결국 제왕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 만드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든든한 인맥을 가진 자가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인맥기술을 통해서 여러분들도 인맥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를 바란다.

유재석은 1991년 방송데뷔, 그 후로 10년 동안 상하나 변변한 것을 받지 못했던 개그맨으로 경제적인 빈곤으로 중간 포기하고 싶었던 시절과 '너는 연예인인데 왜 TV에 나올지 않니?'를 들을 때마다 상처를 받고 쓰러지던 시절을 보낸 연예인이 이었다.

그의 친구들인 김용만, 김국진, 박수홍는 방송에서 스타가 되었는데 본인은 무엇을 하나라는 자격지심으로 한때는 TV를 보지 않았던 시절을 보냈던 방송인이었다. 하지만, 2010년 현재에는 TV를 틀면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그가 진행하는 방송을 볼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 국민MC, 안티없는 연예인, 시청률 보증수표, 최고 연봉을 받는 MC, 무한도전 메인 MC로 대한민국에서 거의 전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다.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방송에 출연하는 동료연예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를 잘하고. 귀신같이 그들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방송진행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많았던 지라 종종 유재석씨의 자료를 찾아보곤 했다.

카메라 울렁증으로 10년 동안의 무명생활, 연예인을 그만두고 기술을 배우라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 밤무대MC도 능력이 없다고 쫓겨났던 경험을 듣노라면 과거의 유재석에서 현재의 유재석를 찾기를 쉽지 않았다. 실력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실력이 있는 사람을 태어났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유재석씨의 많은 자료들이 인터넷 상에 올려져 있는 상황이라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은 쉬웠지만, 유재석씨가 직접 이야기한 본인의 이야기를 찾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재석씨가 직접 찍은 셀프카메라 방송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현재의 유재석을 만든 기술이 소개되었다. 유재석씨가 방송진행을 매끄럽게 이끌어가고,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그의 방법은 아래와 같았다.

1. 동료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을 녹화한다.
2. 녹화한 방송을 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소리를 줄인다
3. 자신이라면 무엇이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생각을 한다.
4. 실제방송과 자신의 생각을 맞추어 본다.
5. 자신의 생각과 실제방송이 다를 경우에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고치도록 노력한다.
6.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자신을 시킨다.

유재석씨가 본인의 방법을 방송으로 공개한 것을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유재석씨의 방송진행 솜씨는 무명시절에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유재석씨처럼 귀신같이 주변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그들의 원하는 것을 해준다면 그는 항상 인기있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유재석의 타인이 대한 배려훈련은 처음에는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방송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익숙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배려를 하는 기술을 업그레이드를 시켜왔으며, 익숙한 자신의 장점으로 만들어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인 유재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주변에도 “그 친구는 내가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내 마음을 귀신같이 알았는지 몰라. 정말 놀라운 친구야!”라고 듣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모두 아주 미세하게 변화하는 상대의 표정과 몸짓등을 탁월하게 읽어내는 감각을 갖췄다는 것이다.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려면 귀신처럼 행동해야 한다. 유재석의 인맥기술을 당신이 얻는다면 당신은 어디에서든지 인기인이 될 것이다. 어느 날 당신은 어떤 상대가 당신에게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신호를 보내옴을 감지하게 된다. 그러면 그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먼저 다가가라.

가장 중요한 건 상대의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입장이 돼 보라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면 모든 팀원이 제 역할을 잘 발휘하고, 골고루 기회를 나눠 가지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 보자. 사원이라면 동료와 상사의 사소한 일까지도 말로나마 챙기고, 아침에 건네는 인사 한마디에도 관심을 담아내자. 배려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언제나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 상대의 가슴에 큰 물결로 남는다.

강호동은 경남 진양의 한 시골 마을의 평범한 가정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씨름을 위해 합숙 생활을 했고. 프로팀인 일양약품에 입단해 열아홉 살에 백전노장 이만기 선수를 눌러 천하장사가 됐다. 하지만 그는 바로 은퇴를 선언하고 1993년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이경규가 강호동의 방송계 입문을 권유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경규는 피디에게 강호동을 소개시켜 주며 강호동이 방송에서 뜨지 못하면 자신이 은퇴하겠노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강호동을 봤을 때 60퍼센트 정도는 성공 가능성이 보였다고 했다.

강호동은 예능 프로그램의 톱 MC가 되기 힘든 조건을 지녔다. 강한 경상도 악센트에 소리를 지르는 듯한 발성은 정확한 발음을 구사해야 하는 MC로서는 중대한 결격 사유가 된다. 하지만 이제 경상도 사투리와 큰 목소리는 강호동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뿐 아니라 강호동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세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위압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실제 오락 프로그램 MC 초기만 해도 큰 덩치로 참가한 연예인들을 괴롭히거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콘셉트를 구사하기도 했다. 아마 이런 모습을 쭉 이어 갔다면 단명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는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콘셉트를 바꿔 시청자들의 비판과 편견을 피해갔다.

게다가 강호동은 '시골' 이미지를 참 잘 활용한다. 유재석이 하면 민망할 모습도 강호동이 하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강호동은 아무리 민망한 구애를 해도 용납된다. 없는 기술을 억지로 만들어 보여 주려 하지 않고, 원래 모습을 특기로 활용하는 강호동의 방식은 놀랍기만 하다. 약점이 많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도전하는 정신, 또 도전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들을 고치고 매력으로 바꿔 나가는 게 강호동의 최대 장점이자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강호동은 재능 있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상대로 몸을 아끼지 않는 진행을 펼친다. 그는 일반인들을 편안하게 해 주고 연예인 패널과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재미를 만들어 낸다. 무대가 낯선 일반인 출연자들이 재주를 최대한 뽐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출연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가 나오면 무릎을 꿇고, 필요하면 아예 드러누워 버리는 등 어떠한 자세도 취해 준다.

사실 예능물을 전문으로 하는 연예인들은 일반인과 프로그램을 같이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일반인들은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돌발 상황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호동은 다양한 배경의 출연자들, 가난한 사람부터 잘사는 사람, 세 살 어린 아이부터 여든 할아버지까지 정말로 다양한 일반인을 상대로 몸을 아끼지 않고 파트너가 돼 준다.

강호동은 끊임없는 노력 끝에 자신의 단점을 매력으로 바꿔 냈다. 험상궂은 외모와 경상도 억양은 진행자가 되기에 악조건이었지만 그런 단점을 오히려 적절히 극대화시켜 자신만의 개성으로, 더 나아가 프로그램의 특색으로까지 창출했다. 이런 '위기 전환'은 어떻게 가능할까? 강호동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유형이다.

자신의 전부를 개혁하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특징은 그대로 살린 채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리모델링' 유형이다. 그래서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은 초창기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다르지만, 조금씩 변화시켜 나갔기 때문에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

강호동은 정상에 오른 후에는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나눠 주는 포용력도 가졌다. 후배들을 관찰해 각각의 특성을 찾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승기야!", "몽아!" 하는 것은 호칭이 아니라 일종의 연기다. 후배들이 부각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강호동은 멤버들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각종 시도를 하다가 이거다 싶으면 밀어붙인다.

다섯 명의 후배들에게 업무와 권한도 적절하게 위임하고 있다. 사실 팀원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는 일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강호동의 인맥기술을 당신이 습득하게 된다면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 있을 것이다.

인맥경영은 이제 당신 차례이다. 당신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습득할 기술은 바로 인맥기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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