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에 상왕정치 호남인들 거센비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버거움' DJ가 다시 정치전면에 나서려 해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DJ가 본격적으로 정치적 개입의 의지를 보인것은 작년 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요한 일을 할때마다 언제나 그랫듯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첫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DJ는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정종득 목포시장 등 시민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행사에서 햇볕정책과 북핵문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환영사에서 “올해 북.미, 남북 관계는 과거에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지금은 남북 정상회담 등 당국 간 대화와 협력이 중요한 때라는 생각한다. 아직은 남북 어느 쪽으로부터도 방북 요청을 받은 게 없다. 그러나 요청이 있으면 갈 용의는 있다 ” 고 의중을 내비쳤다.

DJ는 예전부터 강력하게 자신이 방북을 해야 한다고 여러번 주장했다.
“남북 양쪽에서 자신의 방북을 바란다” 다소 주관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북한을 다시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한민족의 살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러한 DJ의 주장을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해찬 전 총리 일행이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북, 경의·동해선 시험운행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질 경우 김 전 대통령 방북 시점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지난해 김 전 대통령의 6월 열차 방북에 합의했으나,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을 돌연 취소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북측은 이번 열차 시험운행때 DJ가 오든 안 오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시험운행을 계기로 남측의 경공업 원자재 지원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때문에 장관급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3월에 먼저 논의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이를 의식해서 정부당국자도 “이번 접촉의 가장 큰 목적은 열차 시험운행을 성사시키는 데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과 같이 북측이 다른 조건을 내 건다면 성사 될 확률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대해 정치전문가 김연희씨는 “DJ가 방북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추진했던 햇볕정책의 당위성을 계속 국민들에게 설파하고, 햇빛정책은 퍼주기 정책이라고 문제를 삼고 있는 한나라당에 맞서 계속적으로 정치중심으로 있고 싶은 영웅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흩어진 호남 지역 정서를 자신의 영향력을 동원해 다시 모아보자는 의도다. 쉽게 설명해 범여권이 자신을 마치 호남 민심의 대표로 떠 받들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북 이외에도 DJ는 요즘 적극적인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덕분에 DJ의 동교동에는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동교동이 여권의 청와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다섯 달 새만 해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의장, 노무현 대통령, 장상 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일동, 열린우리당 지도부 일동, 열린우리당 탈당파 일동,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순서대로 찾았다.

지난 11일에는 퇴임한 한명숙 전 총리가 퇴임인사를 겸해서 동교동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DJ는 “흩어진 힘을 한데 모으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도 “힘을 모으는 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DJ는 동교동을 방문 한 정치인들을 분류해 요즘 두 가지 주문을 한다. 열린우리당 중심의 여권사람들에게는 “여권이 다시 합쳐서 야당에 맞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민주당 인사들에게는 다시 열린우리당과 합칠때가 왔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정계개편의 중심에서 어떤 모종의 역할을 해보겠다는 좀 더 좋게 표현하면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일종의 암시다.

때문에 노대통령과도 최근 자주 만난다. 잇단 직·간접 접촉을 갖는 등 협력관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벌써부터 대선을 앞두고 여당발(發)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은 두 전·현직 대통령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하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국민이 거대 야당에 대항할 힘을 줄 것”이라는 공동발언도 했다.
이런 DJ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DJ로 인해 더 이상 '호남대비호남'으로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DJ 아니면 안된다'는 편견으로 호남을 볼모로 대통령 3수에 정계은퇴, 번복, 자민련과의 내각제 연합등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의 주인공인 DJ의 행태를 국민들이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차남 홍업이 전남 무안에서 4,25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궐로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자 모두 고개를 돌리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홍업은 DJ 재임시절 기업체로부터 33억원을 받아 형이 확정되었다가 사면된 인물이다.

이런 홍업씨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할 한화갑 의원 지역구인 신안·무안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확정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것이다.

대구에서 자영업를 하고 있는 김무호씨는 “김 전 대통령 자식 되는 사람이 사면 된지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중자애 하는 것이 그분으로서 국민을 대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민주당으로 나오던 무소속으로 나오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떳떳하고 자신이 있으면 전남 무안이 아니라 경상도나 서울에서 한번 출마 해 보라. 왜 맨날 호남 그것도 목포가 아니면 무안인지 모르겠다. 호남이 그렇게 DJ 부자에게는 만만한가”라며 분개했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정치인들이 자기 능력으로 정치할 생각은 하지 아니하고 그릇된 고정관념과 쉬운 방법을 선택하려는 작태에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이제는 호남인도 더 이상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끈끈하고 굵은 고리를 과감히 끊어버리고 민주의 성지라는 자존심을 살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호남인의 위상을 재정립할 절호의 기회가 지금 다가오고 있다”며 호남사람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영원할 것만 같던 DJ에 대한 호남민심도 예전처럼 호의적이지 않다.
전남 광주에서 만난 사업가 김상훈씨는 “수십 년 동안 DJ가 호남인에게 안겨 준 것은 낙후된 지역이다.

한때 많은 사람들이 전라도의 한을 풀어보고자 'DJ, DJ'를 외쳤지만 이제는 아니다. 더 이상 DJ는 호남의 주인이 아니다. DJ의 생각이 호남 민심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에 대한 모독“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 DJ가 정치를 하던 말던 관심도 없다. 다만 예전의 구태 즉 정치를 하면서 호남을 들먹거리는 것이거나 호남인들의 민심이라는 말은 삼가 했으면 한다. 이는 나라를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좋은일이 아니다”고 분개했다.

남 순천이 고향이면서 현재는 서울에 살고있는 주용성씨 역시 DJ로 인해 더 이상 '호남대비호남'으로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주씨는 “DJ는 우리 호남인들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안겨주었다. 이제는 모두가 정신 차려 호남의 고립화를 탈피해야 한다. 80이 넘은 연세에 쉬어야 할 그분이 또 다시 정치에 미련을 갖는 것은 호남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DJ는 더 이상 호남의 기득권을 포기해도 될 만큼 많은 것을 이루어 냈고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는 호남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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