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내용 증명할 수 있나?’란 물음엔 별다른 답변 못해

▲ 23일 김영국씨가 서울 장충동의 우리함께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이광효 기자]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과관련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인 김영국씨가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없는 단순폭로성이라는 지적을 사면서 비난을 받고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의 주지 명진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기로 한 데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이야기를 명진 스님에게 전달한 김영국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명진 스님이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대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냐는 물음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외압을 행사했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제대로 못하고 얼버무린 채 기자회견을 마쳤다.

따라서 김영국씨는 기자회견은 물론 명진스님한테 전한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엄청난 파문과 개인적으로나 명진스님과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국 씨는 이날 서울 장충동의 우리함께 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 날 명진 스님이 하신 말씀은 모두 사실”이라며 “11월 13일 그 자리는 내가 주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대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란 물음에는 “안상수 의원은 부인을 하지만 부인한다고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만 답했을뿐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회견을 마쳤다.

김 씨는 " 원장 스님은 이미 내가 명진스님께 얘기드린 다음에 11월 30일 명진 스님과 만나 그 이야기를 확인했다고 들었다"며 "명진 스님 발언 이후에 내가 두 사람(안상수 의원과 자승 총무원장)을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즉, 김 씨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명진 스님이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김 씨는 ' 안상수 원내대표는 명진 스님을 알지도 못한다고 한다'는 질문에는 "그것은 내가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한다"며 "명진 스님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안상수 의원의 지역구인 과천 연주암 선원장으로 명진 스님이 있을 때 불교계 행사 등에서 자주 만나고 식사도 같이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원담 스님은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봉은사 문제와 관련해 세간에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그 중에는 종단이 우려할 만한 내용들도 있다”며 “조계종은 모 정치인에 의해 움직이는 종단이 아니다. 그런 주장(외압설)은 일고의 가치고 없으며 종단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정교분리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며 "군사독재 시절에도 종단 인사에 정부가 개입한 적이 없다. 대명천지에 외부 압력으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는 논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명진 스님의 주장대로 정치적인 외압에 의해 직영사찰을 지정했다면 주지에서 해임되어야 하는데, 이 안건이 종회에서 논의될 때 원장스님은 명진스님의 임기를 보장하고 향후 봉은사 운영도 명진스님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외압설로 인한 주지교체라는 이러한 상관관계는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 역시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제가 감히 신성한 종교단체인 조계종측에 외압을 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실제 어떠한 외압을 가한 일이 없다"면서 "이 점은 조계종측에서 두 번이나 밝힌 바와 같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따라서 이 점에 관해 앞으로 일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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