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초기에 신속, 과감하게 대형 장비를 동원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아

▲칼럼 정우택 저자

[투데이코리아=정우택 칼럼] 천안함은 우리를 안타깝게 하면서 한편으론 큰 아쉬움도 주고 있다. 처음에 사고가 났을 때는 온 국민은 모두 안타까워했다. 우리의 아들이면서 남편이고 형제인 해군 32명이 빠져 나오지 못하고 배와 함께 물속에 잠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주장이 설이 많았다. 천안함의 배 뒷부분이 폭발했을 것이라는 주장, 연로가 폭발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 기뢰에 맞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 심지어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각기 한 마디씩 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어디까지나 생각이고 설일 뿐 현재로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배의 후미부분이 인양돼야 비로써 침몰 원인이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때 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원인이 뭐든 우리의 아들이, 남편들이, 형제들이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사고로 실종되고, 목숨까지 잃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가슴이 아프다 못해 찢어지는 일이다. 생각할수록 안타까운 일이다.

사고가 난지 벌써 며칠이 지나고 있다. 혹시 밀폐된 배의 공간에서 장병들이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구조에 나서고 있지만 벌써 생존 가능시간인 69시간이 지났다. 70시간이 넘더라도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리 안타까워도 국 당국의 구조활동을 지켜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군이 해경과 민간인까지 총 동원해 수색작업을 하고 있으니 곧 무슨 결과가 나올 것이다. 군인들이 살아 있어 국민들을 기쁘게 할 수도 있고, 죽은 모습으로 발견돼 아픈 마음을 더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천안함 구조활동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비판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좀 더 신속하게, 좀 더 과감하게 큰 장비를 동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제부터 언론은 물론 국회에서도 군 당국의 구조활동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구조작업을 주먹구구에 뒷북치기라는 표현을 쓰는 언론도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바닷 속을 탐색하는 해군 해난구조대(SSU)의 경우 사고가 난 다음날 낮에야 투입이 이뤄졌다. SSU는 평소 경남 진해에 대기하고 있다. 국민들은 해군이 사고 즉시 SSU를 출동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높은 파도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자 구조함인 광양함(3000t급)을 파견했다. 이때는 사고 시각으로부터 이틀이나 지난 때였다. 처음부터 아예 광양함을 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인 독도함 (1만 4000t급)은 사흘이 지난 후였다. 이때는 배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72시간이 지난 때였다.

더 아쉬운 것은 미군의 구조함인 살보함(3000t급)은 29일 오전이 돼서야 구조에 나섰다. 우리 해군과 미군과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우리가 협조를 늦게 요청한 것인지 알고 싶은 내용이다. 민간 구조대의 참여도 매끄럽지 못한 모습으로 이뤄졌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군이 좀 더 민첩하게, 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다. 군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 과정의 문제점이 하나씩 노출되고 있다. 침몰 원인 규명까지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또 어떤 미비한 점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은 사고 수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구조작업을 빨리, 철저하게 해서 생존자가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희생을 줄여야 하고,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국민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군에서는 구조/ 수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우택 je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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