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단 '다양성' 추구해야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은 2010년, 충무로가 '전쟁'에 빠졌다.

크랭크인 전부터 차승원, 권상우, 빅뱅의 탑, 김승우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가 된바 있는 영화 '포화속으로'는 6.25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 막바지 포항여중에서 아군 학도병과 북한 정규군이 벌인 12시간의 전투를 영화화, 낙동강 지지선을 지키기 위한 남과 북의 처절한 전쟁 속에 뛰어든 학도병 71명의 전투를 그린다.

또한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국민이 광장에 모여들던 2002년 월드컵 중계를 함께 시청하기 위해 모인 비무장지대(DMZ)의 남북 병사들이 겪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 '꿈은 이루어 진다'도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2002년 서해 연평도 서쪽 북방한계선 (NLL)에서 북한의 선제 기습 포격으로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침몰했던 '제2의 연평해전'을 소재로 백운학 감독과 곽경택 감독이 영화화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전쟁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2010년이 '한국전쟁 60주년'이라는 시기성과 지난 2004년 개봉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천만 관객을 돌파, 한국 영화계에 새 획을 그으며 전쟁이란 소재와 흥행간의 사이를 밀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흥행이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전쟁 60주년'이기에 충무로에서 앞 다퉈 전쟁 영화 제작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충무로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쟁영화 만들기는 도가 지나치다. 이러다 오는 6월 극장가에는 '전쟁영화' 포스터만 즐비할지도 모른다. 영화 소재에 대한 다양성 없이 충무로가 전쟁영화에만 몰두 한다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식상함에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영화가 흥행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1950년 6월 25일 벌어진 한국 전쟁은 잊어선 안 될 역사라고 소리치고 있으며 영화 '작은 연못'처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큰 사건들이 압축된 3년을 알리려 한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극장가에 전쟁영화만이 즐비한다면?

영화는 문화의 장이다. 시기성과 흥행의 유혹을 뿌리치고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고민할 수 있도록. 현재 충무로는 전쟁영화를 만들기 위해 전쟁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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