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팔각정 운영 한서개발 '박화인 회장'

북악스카이웨이가 1970년대 갓 결혼한 신랑신부의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다고 하면 지금 세대들은 웃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그랬다.

50~60대되신 부모님께 혹 여쭤보면 “우리도 그 때 그 곳으로 신혼여행 갔었단다”라는 웃음섞인 말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북악스카이웨이에 얽힌 추억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것처럼 조용하게 탁 트인 스카이라인에서 서울시내를 조망해 보기는 요사이 쉽지 않다. 업무로 스트레스가 마구 차오를 때면 '거침없이' 차를 몰아 북악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를 나서보자.

경복궁역에서 자하문 터널 윗길로 부암동사무소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지면 조용한 산책로가 나온다. 나무들로 우거진 숲을 따라 올라가면 이 곳이 서울인지를 잠시 잊을 수도 있다.

또 다른 길은 성북구 아리랑 고개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풀 냄새와 나무 향기를 맡으며 두 세 시간 산보를 하거나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을 것이다. 북악스카이웨이 정상에는 팔각정이 나타난다.

팔각정 2에 올라 밤이라면 광화문 거리의 화려한 조명과 남산 N타워 등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는 낭만을 맛 볼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레스토랑이나 찻집에 들러 식사나 차 한잔으로 잠시 망중한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더욱 행복할 것이고.

팔각정을 운영하고 있는 (주)한서개발 박화인 회장<사진>과 박영진 팔각정공원 대표를 만나 북악스카이웨이의 옛 명성을 살릴 방안과 팔각정 운영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았다.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의 외식사업장을 하게된 계기를 듣고 싶다.

▲북악스카이웨이가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보면서, 팔각정도 옛 역사를 복원해 역사에 빛나는 이름을 더 드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산쪽은 도심과 가까운 탓에 많이 오염되어 있다. 그러나 북악산은 북한산과 인왕산을 바라볼 수 있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졌다. 이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살려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레스토랑은 이탈리아풍으로 운영되는데 실내 분위기를 조금 더 바꿔야 그 맛이 살 것 같다.

▲지금의 팔각정은 너무 엔틱하다(고풍스럽다, 단 여기서는 구식이라는 뜻인 듯). 적어도 내부는 좀 모던하게 하자 생각해서 그렇게 가고 있다.

일본 동경 오다이빠의 비노스포트라는 곳에 천장이 오픈된 느낌이 나도록 벽화를 그려놓은 것 있었다. 그것처럼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제한된 구조라 문제는 있지만 그동안 꾸준히 바꿔서 지금 이정도 분위기가 난다.

저녁시간에는 연인들이 와서 와인을 마시면서 잔잔한 재즈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라핀 오일의 은은한 불빛 아래 낭만을 속삭일 수 있는 것이다.

-팔각정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음식은.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가장 먼저 꼽고 싶다. 우리 이탈리아식당의 주방장이 신라호텔 조리과장출신이다. 고기도 국산을 사용해서 부드럽고 향긋한 맛으로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다.

한식은 20년 전통의 궁중떡갈비 전문 요리사 등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치와 오이피클도 직접 담가서 내 놓을 정도로 우리는 식재료와 음식관리를 철저히 한다. 시원한 해물칼국수 전문점도 있다.

-'구름속의 산책'이란 커피숍 이름이 영화제목도 있을 만큼 멋진데 작명 동기를 듣고 싶다.

▲초봄의 어느 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날이었다. 비가 왔는데 산안개가 길을 다 덮었다. 당시에 그 환상적인 장면을 보면서 그 장면을 그대로 표현했던 이름이었다.

이 이름처럼 우리 팔각정은 봄이 되면 경치가 좋고 가장 찾기 좋은 곳이다. 4월말이 되면 벚꽃이 만개된다. 뒤편은 북한산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알프스가 가까운 환경도시인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같은 풍광을 느껴볼 수 있다.

-운영에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교통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누구나 쉽게 와서 즐겨야하는데 대중교통이 없어 문제다 이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변에 와서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 애로점이다. 시와 구에서 더 신경을 써서 이 부근이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투자를 해 줘야 한다. 개인 소유가 아닌 것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 공원관리를 해주지 않고 있어 주변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여러 가지 힘든 부분이 많다. 조금만 투자하면 종로의 명소가 될 것인데 이 좋은 부분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계획이나 소망은?

▲이곳 발전을 위해서는 3년이 아니라 5년 이상 임대를 해 줘야 한다. 구와 회사가 함께 투자해서 큰 로드맵을 그릴 수 있지 않겠나. 그럼 이곳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

그리고 오는 11월 북악 스카이웨이가 완전 개방됐을 때를 대비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산책로가 있기 때문에 웰빙테마파크로 만들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게 만들거나 암반수 개발 등을 하면 좋을 것

[북악스카이웨이 가는 길]
1.삼청동에서 청와대를 오른쪽으로 둔 옆길로 올라가서 부암동사무소 못 미쳐 자하문쪽으로 가서 우회전하면 북악 스카이웨이입구이다.
2.경복궁역에서 자하문터널 위쪽 길에서 우회전해서 북악스카이웨이 입구로 올라가면된다.
2.강북삼성병원 쪽에서 인왕산스카이웨이와 연결되는 북악스카이웨이로 연결되는 조금은 꼬불꼬불하지만 연결되는 길이 있다.
3.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를 나와 마을버스 01번을 타고 종점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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