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대활약으로 재미 배가…팀 부족등 과제 풀어야

V리그 프로 배구가 이번 시즌 최고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겨울 스포츠 꽃'이라 불리는 프로농구와 비교되며 한때 부진을 면치 못했던 프로 배구가 달라진 모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는 지난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구기종목 스포츠가 몰락한 가운데 '만리장성' 중국을 꺾고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남자배구의 우승에 더불어 용병선수들의 활약이 프로배구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급부상한 프로배구는 국내 선수들의 기술과 용병들의 실력이 합쳐져 경기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배구는 타 프로 스포츠에 비해 프로출범이 늦어 아직 안정된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고, 팀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음시즌 흥행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프로배구 2연패를 달성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을 2연승으로 꺾은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서도 삼성화재에 1승도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우승을 일궈내며 마침표를 찍었다.

◆외국용병의 활약 '후끈'

외국 용병선수들의 활약은 이번 시즌 흥행에 있어 단연 일등공신이다. 이들은 상대의 블로킹 위에 스파이크를 내리꽂는 등 연일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선보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51)은 루니를 용병으로 내세워, 큰 효과를 얻었다. 이후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에서도 용병모시기에 돌입했고 각각 브라질에서 영입한 레안드로와 보비가 실력을 발휘하면서 이번 시즌 성적뿐 아니라, 흥행에도 한 몫했다.

삼성화재 '특급 용병' 레안드로(24)는 208㎝의 큰 키를 이용한 타점과 높은 공격으로 맹활약했다. 또, 이번시즌 대한항공의 돌풍을 주도했던 라이트 보비(208㎝) 또한 높은 공격력을 바탕으로 팀에 기여했다.

현대캐피탈 루니와 후인정의 좌우 강타도 녹슬지 않았다. 루니는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의 용병 수준이 높아져 지난해만큼 튀지는 않지만 한층 성숙된 플레이를 보여줘 2년 연속 MVP를 찾이 하며 현대를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앞으로 이들은 특히 또 다른 파란을 일으켜 그 위력을 발휘해 프로 배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돌풍

대한항공은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예고하며 삼성을 제압해 10년간 변하지 않던 삼성우승을 차단하는데 한몫했다.

공격수 신영수와 강동진이 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톡톡히 했고 보비 또한 결정적인 순간 득점포를 날리며 팀 내 '해결사' 역할을 소화했다.

또한, 대한항공의 용병인 보비의 활약이 주목됐다. 공격력에 있어서 레안드로와 보비,루니가 '넘버 3'로 불리며 '괴물용병' 보비는 코트위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제대로 해냈다.

대한항공은 기존 삼성화재와 현대 캐피탈의 2강 구도에 합세해 프로배구의 재미를 더하는 데 일조했다.

◆ '막강' 삼성의 몰락
몇년 전만해도 '막강' 삼성화재는 다른 팀을 상대로 이변을 허락치 않았다. 말 그대로 '지존'이였다.

하지만 현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약해진 팀의 현실을 인정했다. 삼성화재 선수들 대부분 노장으로 이뤄져 창단 직후 들어온 선수위주로 주전을 꾸려왔다. 노장들로 이루어진 삼성화재는 이번시즌 부상과 싸움을 해야 했고 그결과는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한때 코트를 주름잡던 신진식·최태웅 등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장기적인 게임을 감당하기에는 체력적으로 역 부족 이였다. 삼성화재의 최대 강점인 조직력이 흔들려 프로 출범 이전 포함 겨울리그 10연패의 꿈도 접어야 했다.

◆팬들 경기장으로 몰려

프로팀간 전력 평준화를 통한 예측하기 힘든 승부수 등으로 배구장을 찾는 팬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언론사 등에서도 배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뤄 배구 열기를 부추겼다.


프로배구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 LIG와 대한항공 개막전이 펼쳐진 구미 박정희체육관 경기장에서 관중 5000여 명이 가득 들어차 흥행을 예고했다.

팬들의 반응은 배구장을 찾는 관중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시즌 들어 4개 프로팀간의 경기는 평균 5000석 규모의 관중석이 여러 차례 만원을 기록했으며 적어도 관중석의 3분의 2이상이 채웠다.

LIG와 도로공사가 연고로 사용하고 있는 박정희체육관은 2005~2006 시즌 하루 평균 관중이 1026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한 라운드가 줄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총 관중이 지난 겨울 15만여 명보다 70%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전력과 상무가 나선 경기는 고작 1000명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2월28일 양팀 간의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에는 고작 100명의 관중이 들어 양극화 문제점도 나타냈다.

◆흥행 계속 이어질까?

배구가 그동안 축구, 야구, 농구 등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프로화 선언'이 늦어져 뒤늦은 출발을 했다.

뒤 늦게 출발한 프로배구가 팬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팀의 창단이 시급하다. 지금의 남자6팀, 여자5팀으로는 기형적이기 때문에 김혁규 총재도 연내 새로운 팀 창단을 유치하고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프로배구연맹 관계자는 “새로운 팀 창단을 위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병을 통해 게임을 이끌어가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국제대회에서는 성적부진을 초래한다. 아직은 제대로 된 프로 리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프로농구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용병투입으로 인한 반짝 마케팅 효과가 지속될지 의문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프로배구가 관중수가 증가하면서, 흥행을 이뤘지만, 국제대회에서 흥행을 이루지 못하면 진정한 흥행이라 볼 수 없다.

이에 각 구단이 팬과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리그'가 될 수 있도록 협회에서는 각 구단의 자생력 조기 완성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연구, 개발해야 한다.

또한, 선수로서의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프로선수로서 좀 더 구단과 팬에게 책임 있는 자세와 그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프로배구는 수개월 내 새로운 팀과 함께 타이틀 스폰서까지 찾아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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