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려울 수록 이상한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정부를 믿고 따라야 ...

▲정우택 칼럼니스트
[투데이코리아=정우택] 천안함 침몰 사고를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 가능성을 공식으로 밝혔다. 윤덕용 합조단장은 16일 “선체 절단면과 선체 내.외부에 대한 육안 검사결과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폭발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사단은 그러나 “최종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함수를 인양하고 잔해물을 수거한 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세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부 폭발 가능성이 크지만 좀 더 조사를 해보자는 것이다.

윤 단장은 "천안함 함미 선체부분을 조사한 결과 탄약고와 연료탱크, 디젤엔진실에는 손상이 없었고, 가스터빈실의 화재흔적이 없었으며, 전선 피복상태도 양호했다."며 “선체의 손상형태로 볼 때 내부폭발에 의한 선체절단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말했다.

정부의 공식 발표를 본 여당과 여당은 생각이 달랐다. 여당은 북한의 책임에 큰 비중을 두고, 민주당 등 야당은 북한 개입설 보다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여야가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정몽준 대표는 도쿄 특파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많은 분들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져도 '한국은 군사적 조치를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북한 개입이 확인된다면 군사대응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이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누가 보더라도 과학적이고 한 점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돌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말이다.

사고 원인은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외부 폭발이 확실하다면 어느 나라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남북 간 대치상황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군사적 상황을 볼 때 북한이 거의 확실하다.

문제는 북한이 한 것이 확실히 밝혀졌을 때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해냐 하나?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군사적으로 받은 만큼 갚아주기도 어렵다. 정부는 참으로 곤욕스러울 것이다.

북한에게 한방 맞고 그냥 있으면 정부가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보일 것이다. 반대로 눈에는 눈, 코에는 코로 갚는다면 이는 한반도의 전쟁으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전쟁이 벌어지면 양쪽이 엄청난 상처를 입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받은 만큼 갚는 결단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 신문은 전 국민이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고 썼다. 비상한 각오가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역경을 극복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을 공격하자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에 점점 더 접근함에 따라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이 대책에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별로, 정부 차원에서 대응책을 만들겠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이 명박 대통령이 가장 멀 리가 복잡할 것이다. 대통령은 최종 선택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대응이 애들이 싸우는 것처럼 힘 센 놈이 힘없는 놈을 한 대 때리고 끝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의 상황은 애들 싸움이 아니다. 작은 포탄 한발이 큰 전쟁이 될 수도 있는 극한 상황이다. 전쟁은 경제적 파괴는 물론 많은 죽음을 담보로 해야 한다. 그래서 대응방안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대응방안이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찾는다면 군사적으로 무력시위를 하거나 해안을 봉쇄하는 것이다. 이때는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서해와 동해의 북한 코앞까지 가서 겁을 주는 것이다.

다음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이 나서는 것인데 중국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을 압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이 안 열려도 아쉬울 게 없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바로 경제적인 제재다. 경제적 제재는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서방국가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 한다. 각국이 공조해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끊어 놓는 것이다. 북한과의 무역 등 각종 거래도 통제하는 것이다. 돈줄이 막히면 북한은 손을 들든지 무모한 군사 행동을 하든지 할 것이다. 이 일은 그때 가서 상황별로 대응하면 된다.

북한이 범죄행위를 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그런 쪽으로 결론이 맺어지고 있다. 국가와 국민들 모두가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은 어떤 이상한 주장이나 사실에 현혹되지 말고 정부를 믿고 정부가 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정부의 입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정부에 적극 협력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우택 je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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