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정치권 북풍설 말도 않되는 억측 단호히 대처

◇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로 여야 3당 대표를 초청,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민적 단합을 요청했다.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천안함과 관련, 정치권에서 '북풍'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에 대해 "북풍이었다면 내가 처음부터 북한소행이라고 말했지요." 터무니 없는 소리다고 이같이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정치권 일부에서 북풍을 이야기하는 분이 있더라”며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하지 않으려고 신중하게 하고 있으니 야당쪽에서도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해 주기 바란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북풍 용어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우리당에서는 북풍이라는 용어를 공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거듭 “국가안보의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북풍 용어 사용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 공격? MB “외부폭발 확인됐지만 결론 이야기할 단계 아냐”

천안함 폭발 원인과 관련, 이 대통령은 “이미 내부폭발이 아니라 외부폭발이라 하는 부분은 확인됐다”며 “어뢰든 기뢰든 무슨 조각이 나와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조사를 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그것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최종 물증이 나올 때까지는 뭐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신중하게 가는 게 좋다”며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치권에서 협력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지금은 결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오늘 3당 대표를 모셔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북한과 관련, 이 대통령은 “북한의 개입 여부는 오래 가지 않아 규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여부를 언급하며 “전작권 이양 문제는 군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만큼 전작권 이양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 개입설과 관련해서는 주로 이회창 대표가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사고해역을 북 잠수함이 출몰하는 지역이고 세차례나 해전이 있었던 지역, 더구나 대청해전 이후 북한이 보복을 다짐했었다”며 “전군 반격출동태세가 됐어야 하는데 사고 이후 그게 부족했고 안보의식을 희석하는 듯한 발언, 또한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는 발언과 내부 원인에서 침몰 가능성을 찾는 발언이 나온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북한 개입이 드러날 경우 유엔안보리 제재는 당연하고 남북합의서에 의한 통행 차단, 금강산 개성관광은 물론 개성공단 전면 중단, NLL 침범시 격파와 대규모 한미 훈련” 등을 제기하며 “남북관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과정 불신? “조사하는 데 의심을 하지 말아달라”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 이 대통령은 먼저 “국제사회에서도 우리 천안함 사태에 관심이 많고 우리 정부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예단하지 말자는 방침에 높이 평가해 주더라”면서 “우리끼리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마침 전화했을 때 민간이든 군이든 최고 전문가 보내달라 요청했고 흔쾌히 동의해줬다”며 “그리고 스웨덴이 부탁했는데 스웨덴은 중립국가이기 때문에 국제사회 조사에 신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와 영국도 해양국가로 전문적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라 (요청)했고 4개 나라가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만 하는 게 아니라 조사 보고서에도 합동으로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설명에 정세균 대표가 민군 합동조사단의 구성과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 대통령은 “현재 민간 위원장이 MIT 하버드 전문가를 고심 끝에 찾았는데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달라”며 “같이 일할 수 있으면 하겠다. 무엇보다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감출 것 없고 나온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조사과정과 결과에 기다리면서 믿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안보를 튼튼히 하고 개혁을 하자는 부분에 대해 정치권에서 얼마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조사하는 데 대해 의심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군 지휘부 문책? “군 사기 고려하며 냉정하게 묻겠다”

정세균 대표가 군지휘체계 문제를 지적하며 문책을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책임있는 사람들의 문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책임을 안묻겠다는 것이 아니고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안보상 어느 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군의 사기도 고려하면서 책임을 더 엄격하게 묻는 방안이 없는지 이 두가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해줬으면 좋겠다”며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에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결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정치권의 협조를 구했다.

이날 회동은 12시부터 시작해 1시43분까지 진행됐으며 배석자 없이 이 대통령과 정몽준, 정세균, 이회창 3명 여야 대표만 참석했다.

회동과 관련,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배웅 때 대통령이 통상 2층에서 인사하는데 본관 입구까지 내려왔다”며 “대통령은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들이 제기하는 의문과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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