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코치, 대표팀 선발전에서 승부 담합 인정해

▲기자회견장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곽윤기(좌)와 전재목 코치(우)
[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전재목(37)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가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부 담합이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전 코치는 "작년 4월, 대표 선발전 남자 1000m 준결승을 앞두고 대표팀 탈락 위기에 놓였던 이정수를 도와주라고 곽윤기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곽윤기는 “전재목 코치 선생님의 지시를 받아 남자 1000m 준결승 마지막 바퀴에서 넘어질 뻔한 이정수를 뒤에서 손으로 받쳐줬다"고 밝혔다.

전 코치와 곽윤기는 당시 벌어진 남자 1000m 준결승 레이스 동영상 화면을 승부 담합 증거로 제시했다. 사실 이 문제의 동영상은 이미 인터넷 상으로 일파만파 퍼진 상태다.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대표팀 현역 코치가 승부 담합 선수들의 이름과 방식을 공개함에 따라 선수, 지도자 등 관련자들에 대한 대규모 징계 사태를 피할 수가 없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8일 쇼트트랙 비리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승부 담합 관련자 전원을 처벌하라"고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코치와 곽윤기의 이날 기자회견은 "대표 선발전에서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던 이정수의 지난주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코치는 "이정수가 나에게 먼저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코치의 기자회견은 결과적으로 지난달 불가리아 세계선수권대회 때 이정수 불출전이 지난 해 승부 담합과 그 혜택으로 각종 국제대회의 출전권을 나눠 먹기 위한 '거래' 과정에서 발생했음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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