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미국은 밀가루를 비롯해 많은 물자를 원조했다. 배를 곯고있었던 우리 국민은 '미국의 성은'에 감사하며 먹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 밀밭은 하나씩 하나씩 감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젠 비싼 돈을 주고 미국등 해외에서 밀가루를 사다먹는 처지로 전락해 버렸다.

문제는 한미FTA 이후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빈발할수 밖에 없으며 멕시코도 미국과의 FTA협상후 유사한 과정을 겪으면서 밀시장을 모조리 내주었다.때문에 미국과의 FTA를 두고 온나라가 시끌벅적한 것은 당연지사이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포스트 한미FTA'의 한국은 싫든 좋든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수 밖에 없으며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기업들의 운명이 바뀌는 사태가 비일비재할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한미FTA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최근 여권의 두 주자가 갑자기 단식 농성에 들어가면서 정가의 이목을 끌었다.김근태 前 열린우리당 의장은 "현 기조대로 타결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고 말했고 천정배 前 법무부 장관도 한미FTA반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는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국민들은 헛갈릴수 밖에 없었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한미FTA는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전 장관 역시 지난해 7월7일 발표한 6개부처 공동 '한미 FTA 관련 불법행위 자제 호소'란 담화문에서 "미국과의 FTA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으로 수출을 늘릴 뿐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과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랬던 이들이 근래들어 밥을 굶어가면서까지 한미FTA에 대해 결사반대에 나섰던 것이다.물론 누구나 의견은 바뀔 수 있으며 바뀐다 하더라도 그리 비난할 것은 못된다. 그러나 적어도 여당의 지도부였던 사람과 법집행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의 갈지자 행보는 솔직히 당황스러울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최소한 이들의 태도돌변에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으리라고 짐작할수 밖에 없다.이제라도 공인중의 공인이었던 두사람은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찬성하다가 FTA협상 막바지시점에서 갑자기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면 뭔지, 도대체 협상의 이면에는 국민이 모르는 또 다른 뭔가가 있었던건지…. 그리고 결사 반대를 할 정도라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결론인데 그렇다면 그 피해규모는 얼마인지….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임경오 / 투데이코리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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