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혁신은 예방약, 철밥통 깨기는 치료약”

    [인터뷰] 전남 광산구 전갑길 청장
    기사입력 2007.04.02 10: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전갑길 청장(광산구)은 지금은 기업이든 공직사회든 변하지 않으면 퇴출되는 시대임을 강조하며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없고 주민 삶에 악영향을 미치는 공직자가 있다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임을 경고했다.

    전 청장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의 흐름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직과 개인이 변하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면서 광산구는 청장을 비롯한 800명의 공직자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생활습관에서부터 정책까지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은 예방약이요, 철밥통 깨기는 치료약”임을 전제한 전 청장은 “사회변화에 미리 대응하자는 것이 혁신이라면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공직자를 퇴출시키는 것은 철밥통 깨기라 할 수 있다”고 강조 했으나 광산구의 경우 서울시와 같은 인위적인 퇴출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전갑길 청장은 광주공항 이전 논란과 관련,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서 “군용비행장 이전을 주장했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광주공항 역시 자연스럽게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으나 일부 언론에서 이러한 전제는 거두절미하고 광주민항공항만 부각시켜 여러 해프닝이 발생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전 청장은 한미 FTA문제로 인해 농업인들이 입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광주 면적의 45%를 차지하면서 도농복합도시 성격을 지닌 광산구에는 협상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 체결은 치밀한 협상 전략하에 신중히 접근핳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갑길 청장과 일문일답

    최근 건교부가 선정한 ‘살고싶은 도시’ 시범도시로 선정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광산구는 3월 22일 건설교통부가 공모한 ‘살고싶은 도시’에 응모해 시범도시로 당선돼 15억원을 지원받음으로써 송정리권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우리구의 이같은 성과는 시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응모한 전국 89개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얻은 결과물이어서 의미가 깊다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낙후된 송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인정받아 매우 기쁜데요,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그동안의 양적 성장 위주의 도시발전을 지양하고 자원·문화·예술적 특성을 살려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주민참여 시스템 구축 등 광산구가 제출한 새로운 개념의 개발계획을 높이 평가해 시범도시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광산구는 송정리역 앞, 상무로, 내상로, 송정로, 광산구청로 등 길이 1.9km 면적 21,489㎡(약 6,500평)의 지역을 쾌적한 환경으로 가꿀 수 있는 물적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우리구는 앞으로 광산로의 경우 상업중심의 ‘쇼핑 거리’로 떡갈비 업소가 밀집한 광산구청로는 ‘남도 향토음식의 거리’ 그리고 송정 5일 시장은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남도의 난장’으로 특화해 개발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행정자치부로부터 확보한 3억원의 사업비를 활용해 각 업소마다 난립하고 있는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파괴가 수반되는 기존 개발전략에서 진일보한 새로운 개발개념으로 세운 플랜을 착실히 진척시켜 송정권의 재부흥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서울시의 영향으로 공무원 감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비등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지사는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청장님은 어떤 지론을 가지고 있습니까?

    지금은 기업이든 공직사회든 변하지 않으면 퇴출되는 시대입니다. 사회의 흐름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만고의 진리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직과 개인이 변하는 것이 바로 혁신입니다.

    저는 지난해 7월 광산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강도 높은 혁신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800여명의 공직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생활습관에서부터 정책까지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 중앙정부 및 기관으로부터 광주 유일의 청렴도 우수기관, 지방행정혁신 국무총리상 등 굵직한 상을 10여개 수상하고 수억원의 상금을 타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주변에서 광산구 사상 초유의 쾌거라고 높은 평점을 주고 있는데요, 사회변화에 미리 대응하자는 것이 혁신이라면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공직자를 퇴출시키는 것은 철밥통 깨기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혁신은 예방약이요, 철밥통 깨기는 치료약인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우리구의 경우 인위적인 퇴출은 당분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으면 같이 갈 수 없다’는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없어 조직은 물론 주민 삶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공직자가 있다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입니다.

    청장님께서는 “광주공항은 KTX가 활성화될 경우 기능을 더욱 상실할 것이며, 광주공항은 폐쇄하고 무안공항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청장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개항공항’을 추진해 온 광주시가 불편해하고 있고 광주시의회, 광주시 관광협회, 광주전남 경영자총협의회 등도 지역경제 침체, 시민불편을 이유로 국제선 기능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설득할 만한 대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먼저, 이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광주비행장은 군용비행장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으며 저는 군용비행장 이전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광주공항 역시 자연스럽게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이러한 전제는 거두절미하고 광주민항공항만 부각시켜 여러 해프닝이 발생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 어디를 봐도 도심에 전투비행장이 존재하는 곳은 없습니다. 또한 전투비행장으로 인해 직접적으로는 170만평의 땅이 묶여 있으며, 고도제한 및 개발제한 측면까지 고려하면 500여만평이라는 천문학적 가치를 가진 황금의 땅이 사장돼 지역의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광주공항에 취항해있는 국제노선은 상해를 오가는 항공기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중국 등의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부정기 노선입니다. 이는 외자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또한 무안국제공항 건설 당시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통합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항 공항 이전문제는 모든 것을 경제논리에 맞게 실행하면 될 것이고, 또한 지금 당장은 민간항공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이므로 무한 국제공항 개항과 더불어 국내선과 국제선의 노선 등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된 후에 점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됩니다.

    광산구는 타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민의 비중이 큽니다. 아울러 한미 FTA와 관련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농축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과 지원계획은 있습니까?

    지금 한미 FTA문제로 인해 농업인들이 입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주 면적의 45%를 차지하면서 도농복합도시 성격을 지닌 우리구에는 협상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의회 시정연설에서도 밝혔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 체결은 치밀한 협상 전략하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상, 이에 대한 대비 또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농업구조는 쌀농사 위주입니다. 우리 광산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그래서 획일적인 농업구조를 다변화하려 합니다. 광산구는 도시와 농촌의 특성이 함께 있는 지역적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도심 근교형 농업으로 특화작물 중심의 농업정책을 펼칠 계획입니다.
    도시 근교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서 쌈 채소와 새싹채소, 돌미나리 등 비교우위의 특화작목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쌀도 친환경 쌀로 브랜드를 만들려고 합니다.

    아울러 관내 학교의 급식에 우리 지역 농산물 공급사업을 펼치는 한편, 경작로 확포장 사업과 용․배수로 개선 사업을 꾸준히 펼쳐 농업기반 시설 확충도 해 나갈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관내 학교 급식에 우리 지역 농산물 공급을 위해 관계 공무원들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구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8개교에 2억3천7백만원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드리는 당부 말씀 한마디

    지난해 우리 구는 전 공직자들이 똘똘 뭉쳐 혁신운동을 추진한 결과 전국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방행정혁신 국무총리상, 청렴도 우수기관 등 중앙정부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지난 3월 22일에는 건설교통부가 ‘살고 싶은 도시’ 시범도시로 선정해 15억원을 지원받게 되어 송정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이는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광산구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쾌거였으며, 모든 공직자가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2007년은 우리구가 실질적인 민선4기를 맞는 원년입니다.

    저는 그동안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반드시 우리 구를 한반도 서남권의 중추거점도시로 격상시킬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저는 32만 광산구민 여러분들의 열정과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우리구가 세운 원대한 계획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때문에 구정에 대한 구민 여러분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날카로운 비판을 아끼지 말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저작권자ⓒ:: 투데이코리아 :: & www.todaykore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미세먼지 정보(2019-06-25 15:00 기준 )

    • 서울
      좋음 : 30
    • 부산
      좋음 : 26
    • 대구
      보통 : 33
    • 인천
      보통 : 48
    • 광주
      보통 : 44
    • 대전
      보통 : 31
    • 울산
      좋음 : 28
    • 경기
      보통 : 35
    • 강원
      좋음 : 28
    • 충북
      보통 : 32
    • 충남
      보통 : 37
    • 전북
      보통 : 33
    • 전남
      보통 : 35
    • 경북
      좋음 : 29
    • 경남
      보통 : 47
    • 제주
      좋음 : 27
    • 세종
      좋음 : 26
    투코칼럼
  • [김성기 칼럼]인물 대신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
  • 김성기 부회장|2019-06-25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의 경제 투톱,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교체했다. 김수현 정책실장 자리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자리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앉혔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수출과 고용지표 등 경제전반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인물교체를 통해 전기를 찾으려는 인사로 보인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소득주도성장과 주 52시간 근무 등 이른바 ‘사람 중심의 경제’를 기조로 삼고 탈(脫)원전 정책과 4대강 보(洑)철거 등 논란이 되는 경제.환경 정책들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경제위기론까지 불거지면서 주요 정책에 대한 회의와 반발도 거세졌다.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소득주도성장의 최저임금인상 속도를 견디지 못해 종업원들을 줄여야 했고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잃고 더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기업활동이 임금인상과 주 52시간근로제에 위축돼 생산 고용 등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탈원전 정책은 해당 산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발전단가 상승으로 한국전력 등 공기업의 경영을 급속도로 악화시켜 에너지정책 전반에 부담을 안겨주었다. 지난 2016년 12조원의 순이익을 냈던 우량기업 한전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정부는 4대강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를 철거하거나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보가 물흐름을 막아 4대강 수질을 극도로 악화시킨다는 게 주된 이유다. 정작 4대강 주변 농민들은 보를 철거하거나 수문을 모두 열 경우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사와 생태계를 망치게 된다며 반기를 들었다.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은 피해보상을 요구해 정부로부터 8억원 배상 결정을 받아냈다. 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은 소득주도성장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한숨을 쉬고 농민들은 보 철거 반대운동에 나선지 오래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는 회를 거듭할수록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부작용이 심하고 반대여론은 갈수록 높아지는데도 정책의 기조는 좀처럼 바뀔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경제 투톱이 바뀌었지만 보수진영으로부터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신임 김 실장은 학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재벌 저격수’로 불려던 인사다. 문재인 후보 캠프시절부터 정책기조 설계에 일조를 했다. 이 수석 역시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기용돼 정책 실무를 담당해왔고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복귀했다가 청와대 수석으로 임명됐다. 김 실장은 취임 1성으로 “소득주도성장 등 사람 중심 경제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일관성과 유연성의 조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되 최저임금 결정 등 민감한 부분에서는 일부 속도조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풀이 된다. 여론을 외면해 민심이반을 자초한 박근혜 정부의 불통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던 문재인 정부가 주요 정책 추진과정에서 전 정부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다. 국민의 아우성을 외면하는 배경이 무엇이며 한국 경제를 어디로 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걱정하는 말도 자주 듣는다. 무엇보다 국민이 잘 살게 하고 기업경영에 활력을 주는 게 경제 정책의 기본인데 여론을 깔아뭉개고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발이 거세다. 오랜 기간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며 연구했던 정책 설계자와 리더들이 민심과 경제현장의 요구를 전혀 모를 리 없다고 본다. 현 정권의 핵심 리더와 참모들이 민심과는 다른 정치적 이념적 프레임에 갇혀 현실을 잘못 해석하고 폐쇄적인 집단 논리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경제가 한동안 어려워진다 해도 그동안 추구해온 이념 성향에 맞춰 새로 틀을 정착시키자는 의욕이 넘치다 보면 반대논리나 다른 의견을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배타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정치적 이념적 성향이 거의 같은 인물로 똘똘 뭉친 분위기에서는 조직 구성원을 몇 명 바꾼다고, 그것도 비슷한 성향의 인물로 교체한다고 해서 의사결정구조와 정책 기조가 바뀌기는 어렵다. 정책기조의 전환을 위한 프레임 탈피와 인적쇄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참 편한 경제정책 운용
  • 권순직 논설주간|2019-06-21
  • “경제정책 참 편하게 운용하고 있다” 며칠 전 만난 원로 경제관료의 말이다. 여름철 무더위를 앞두고 에어컨 맘대로 쓰도록 전기료를 인하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하자 한전, 아니 한전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났다. 정부 요구대로 요금을 인하할 경우 매년 3000여억원의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한전은 산업은행이 주식 51%를 보유한 공기업이면서 동시에 42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49%를 투자하고 있는 상장기업이다. 정부 결정으로 손실이 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야 피해를 감수하겠지만, 소액주주들은 참을 리 없다. 만약 한전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면 형법상 배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정부는 재정 투입을 들고 나왔다. 손실만큼 국고로 메꿔 주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런 일은 비일비재다. 작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 지시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해야했다. 이때도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 정부 방침을 따르면 임원 이사진이 배임 책임을 질 우려가 제기됐다. 부랴부랴 결정을 내려야 할 임원들을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시켜 주고 이런 결정을 하도록 했다. 정부가 그럴듯한 명분의 정책을 만들어 발표한다. 많은 사람이 박수 칠 일이다. 그런데 막상 이 정책을 시행하려면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천문학적인 자금도 필요하다. 그러면 정부가 보완책으로 내놓는 것이 바로 재정지원이다. 재정지원이란 뭔가. 국고지원이다. 국민세금이다. 물론 국민세금은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그런데 잘못된, 미숙한, 정교하지 못한, 철저한 검증이나 검토 없이 추진하는 정책을 내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국민세금으로 메꿔 부작용을 줄이고 비난을 피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수행 과정이라고 할 수 없다.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 자영업자 청소년알바 등에게 문제가 생기니 막대한 정부자금을 풀어 미봉으로 대처했다. 52시간 근로시간 정책도 마찬가지다. 일자리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넘었어도 고용사정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다. 그러자 정부는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돈 풀어 초단기 알바 고용을 창출, 고용이 늘었다고 국민들을 우롱한다. 정책 입안자, 공무원 모두 문제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고 매번 정책 마다 어리숙해, 결국 재정으로 땜질하는 식이다. 그 이유는 뭘까. 정책입안자들의 안이한 자세 때문이다. 그럴듯한 명분의 정책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이야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시행하려면 문제 투성이다. 그렇다고 거둬 들일 수도 없다. 그러니 보완책이라고 내놓는 건 항상 재정투입이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뭘까. 정책입안자의 자질 또는 안이한 자세가 아닐까싶다. 현장을 모르거나 아예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념 이상만을 지상의 개념으로 설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으로는 해당 부처와 공무원들의 자세다. 이 정부 들어 공직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사안일 복지부동이 체질화된 느낌이다. 적폐청산 과거정리 차원에서 잘못된 일을 처리하면서 처벌 범위를 고위직에 한정하지 않고, 중하위직 실무자까지 확대한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상관 지시로 행한 행정행위가 정권이 바뀌니 적폐로 몰려 옷을 벗거나 망신을 당하고 감옥에 가는 마당에 누가 열심히 일하겠느냐는 것이 다수 공직자들의 볼멘 소리다. 현장을 잘 알고 행정노하우가 충분한 관료들이 손을 놓으면 정책은 헛돈다. 솔솔 흘러나오는 증세론 문제는 지금처럼 국고 여유가 있을 때는 재정으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가 호전되기 보다 나빠진다는 우울한 전망이고, 세수 또한 줄어들 게 뻔한데 지금과 같은 방식의 정책운용은 어려워 질 것이다. 벌려놓은 정책들은 거둬들이기 어렵다. 또 총선 앞두고 수많은 선심성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 나라 금고에 여윳돈이 별로 없으면 어찌할 것인가. 벌써부터 공기가 심상찮다. 이른바 증세론(增稅論)이다. 법인세를 올리자, 1가구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도 없애자,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축소하자, 소득세 면세 비율도 축소하자는 등 각가지 세금 짜내기 아이디어가 정부 여당에서 솔솔 흘러 나온다. 포퓰리즘 정책에 증세가 겹친다면 악몽이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정책 하나 하나에 자신의 명패가 붙어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권이 끝나면 그만이라는 인식하에 일을 하는 공직자가 있다면 그는 국민을 희생양으로 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설익은 정책 내놓고 문제 생기면 재정으로 막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정책은 아무라도 한다. ‘참 편한 정책을 편다’는 말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데스크 칼럼] “어이, 확인해 봤어?”
  • 김충식 편집국장|2019-06-15
  • [김충식 편집국장] 기자는 늘 자기 객관화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정말 진실 앞에 서있는가? 내가 아는 사실이 정말 사실일까? 또 내가 보는 시각이 정말 객관적인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뿐이랴. 기사를 쓸 때 자신의 시각이 그래도 드러날 수 있는 표현을 최대한 삼가려고 노력한다. 가령 뇌물수수수혐의로 검찰에 불려가게 된 A국회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도 단순히 “말했다”라고 쓸 수도 있지만, “강하게 주장했다”, “항변했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등 여러 서술형을 갖다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억울함을 호소했다”를 썼다면 데스크에게 혼날 각오를 해야 한다. A국회의원이 억울한지 아닌지는 판사가 판단할 일이다. 기자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기자는 A국회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에 불려가서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입장을 발표했다 정도이지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다’라고 하면 데스크에서 불호령이 떨어질 일이다. 기사를 쓸 때에도 서술형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건, 사고인 경우 대부분 스트레이트 형식을 많이 쓴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라는 육하원칙에 의해 쓰는 형태가 스트레이트성 기사이다. 그러다 연차가 쌓이다 보면 기사에 임팩트가 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 고발성 기사에서 많이 드러난다. 그런데 기자가 쓴 기사를 보고 데스크에서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인 뭔데?”이다. 고발이라고 했는데, 임팩트가 없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경우다. 골키퍼 앞에서 공을 차야 하는데 차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과 같으니 데스크에서는 또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게 기사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를 써서 갖고 가면 말없이 고쳐주는 선배 기자가 있고, 종이를 짚어던지는 선배도 있다. 각각 후배기자를 훈련시키는 방법이다. 본인은 내 기사를 꼼꼼히 살펴봐 주고 내가 쓴 기사와 선배가 쓴 기사를 동시에 보여주며 뭐가 잘못됐는지를 알려주는 선배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기자는 사실 확인이 먼저다. 확인하지 않는 내용을 확인한 것처럼 쓰면 곤란하다. 십수년전 대한민국의 유명한 가수가 유명 여배우와 스캔들이 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유명 가수가 일본의 야쿠자에게 당해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는 설이 돌았다. 그 유명 가수는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책상 위에 올라가 “바지를 벗어서 5분간 확인시켜 줄테니 내 말이 사실이면 여러분이 기사를 써 그 여배우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 그 자리에서 그 어떤 기자도 확인하지 않았다. 어떤 기자는 “믿습니다”를 연발했다. 마치 교주를 만난 것처럼. 당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난 그를 따라 뒤로 돌아가 확인을 했을 것 같다. 그래야 내가 보고 확인한 내용을 썼을테니 그럼 진짜 사실이 아니겠는가? 지금도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편협한 생각을 갖지 않고 대립되는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그 기자의 편협한 때문에 데스크가 화를 내고 원고를 집어 던지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어이, 확인해 봤어?”
  • [박현채 칼럼] 전기료 누진제 개편 놓고 갈등 확대
  • 박현채 주필|2019-06-14
  •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문제를 놓고 이해당사자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무더위에 전기요금 무서워 에어컨 켜기 겁난다’ 는 여론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 주기로 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수렴에 한창이다. 그러나 당사자별로 견해 차이가 커 불만과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구시대적인 것이라며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한국전력 소액주주들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정부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 단가가 높아지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1974년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도입 초기에는 누진율 격차가 최고 11.7배에 달했으나 지금은 3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불만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누진제 완화 내지는 폐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에너지 소비행태가 누진제 도입 당시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누진제가 전기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력소비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정이 TV, 냉장고, 컴퓨터, 세탁기는 물론이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에어컨조차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2000년만 해도 보급률이 29%에 불과, 일부 계층만 사용하는 고급 가전제품이었으나 지금은 보급률이 87%에 달할 정도로 필수 가전제품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철에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없어서는 안 될 기본적인 필수품이 된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에어컨을 설치해 놓고도 전기 요금 폭탄이 두려워 가급적 가동시간을 줄였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요금 폭탄을 맞더라도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는 4526명이나 됐다. 이 중 48명이 숨졌다. 이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규정되어 있다. 냉방기기 사용이 국민 건강권 차원에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체 전기사용량의 13%에 불과한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상업 및 일반용 전기와 형평에 맞지 않다는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가정용 전력소비 억제를 통해 전력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편의주의 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변화를 감안한 합리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현행 가정용 전기료 체제는 가장 싼 요금이 부과되는 1단계 구간이 월 200 kWh로 설정되어 있다. 2단계는 200~400, 가장 비싼 요금을 물리는 3단계는 400 kWh 이상으로 되어 있다. 각 가정의 필수 사용량을 200 kWh로 보고 그 이상은 낭비로 간주해 요금을 비싸게 물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4인 가족이 32평 아파트에 살면서 조명과 TV, 냉장고, 컴퓨터, 세탁기 정도를 사용할 경우 대략 300∼350㎾h의 전기가 소비된다. 그러니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가구가 사실상 누진제 적용을 받는 셈이다. 감사원도 최근 가정의 여름철 필수 사용량을 330.5㎾h로 평가하고 누진제 1단계 구간 설정이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에어컨 사용량과 가전기기의 계절별 요인들을 감안해 누진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전력은 국가가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따라서 필수 사용량에 한해서는 걱정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현행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하지만 누진제 완화는 전기 과소비를 유발하고 한전의 적자 누적을 가중시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전은 없어서는 안될 기간산업체이기 때문에 결국은 적자를 그 누군가가 메워줘야 한다. 한전은 올 1분기에 6299억원의 영업적자(연결기준)를 냈다. 올 한해 영업적자는 2조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에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 포스(TF)가 제시한 3개 누진제 개편안중 어떤 안을 채택하더라도 한전의 추가 부담은 1910억~29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한전 적자와 추가 부담을 재정에서 부담하건 전기료 인상을 통해 메워주든 부담하는 사람은 결국 국민이다. 이래서 일각에서는 한전의 막대한 적자를 무시하고 단행되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하 조치가 국민을 속이는 조삼모사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기자수첩
  • [기자수첩] “규제는 강하고 지원은 약하고”…기업하기 안좋은 나라 한국
  • 최한결 기자|2019-06-18
  • 최근 나빠진 경제지표들과 기업들의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뿐만 아니라 밴처, 창업 기업들도 정부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지수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월 잔산업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이 경기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전국 3172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다. 이 지수가 100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긍정 기업보다 많은 것이고, 100 이상은 그의 반대로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비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협회의 정책담당자들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정책 지원수준은 낮고 규제강도는 높다. 지난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간담회를 개최해 한국과 주요국의 정책지원 및 정부규제를 비교·조사했다. 한국을 100으로 두고 비교한 결과, 정책지원에서는 중국 123, 미국 118, 독일·일본 110이었고, 정부규제 강도에서는 중국 80, 미국·독일 90, 일본 96이었다. 조사 분야는 블록체인, 바이오, 사물인터넷, 우주기술, 3D프린팅, 드론,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VR·AR) 등 9개다. 정책지원에선 중국이 전 분야에서 앞섰다. 한국이 100일 때 중국은 신재생에너지·AI 140, 3D프린팅·드론·바이오 130, 블록체인·IoT·우주기술·VR/AR 110이다. 정부규제 강도는 7개 분야가 중국이 더 약했고 2개는 비슷했다. 중국은 3D프린팅·신재생에너지· AI 60, 바이오 70, IoT·우주기술·VR/AR 90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육성 환경에서 중국이 가장 앞서고, 한국이 가장 뒤 처진 것으로 보인다"며 “’초연결’ 시대에 들어선 지금 분야를 가리지 않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보통 규제를 생각하면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의 규제가 더 강할 것이란 선입견은 오히려 이런 자료를 통해 사라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경제 지표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해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며 “앞으로 정부지출이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부진은 완화될 것이지만 성장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고 한국 경제를 판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브렉시트, 홍콩 시위, 화웨이 국가 안보 위협 이슈, 세계교역량 위축, 수출 감소, 반도체 D램 등의 부진 등 경제 성장에 안좋은 소식만 즐비하다. 심지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유발된 금융위기 시절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0.3%)을 보여준 바 있다. 1분기 수출은 2.6%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1.5%)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말부터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이 올 2월부터 다소 개선된 흐름을 보였으나 LCD(액정표시장치) 등 다른 주력 수출품목들이 부진세를 떨쳐내지 못한 탓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이 급감한 영향도 작용했다. 투자 역시 위축된 상태다. 설비투자가 전분기대비 -10.8% 감소하며 지난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에서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규제에 관해선 비단 이번 정권의 문제만은 아닌 점은 한국의 한계점을 보여준다. 매해마다 대통령이 다를때마다 “규제 완화”, “정부 지원”등의 키워드는 항상 들린다. 이번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코드에 추가한 것에 대해 큰 파장이 일었다. 판교에 위치한 모바일 게임 개발, 유통을 책임지는 게임사에 근무중인 박 모씨(39)는 “WHO의 판단이 있기 전에도 게임사들은 게임중독법, 청소년 강제 셧다운제 등으로 오랫동안 규제받아왔다”며 “비단 게임사 규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대는 만화책이 공격의 대상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한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이미 기존의 한국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도 좋지 않은데다 이제 규제를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하나 더 생겼으니 고민”이라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에서 E스포츠 경기도 관람하고, 문화관광체육부가 WHO 질병코드 관련 이슈에 대해 게임업계를 보호하겠단 자세를 취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정부 정책이나 기업 경영에 대해 규제를 보다 완화해 창업 벤처 기업들이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해야 할 때다.
  • [기자수첩] 노조, 상생위해 공생의 협력 연구해야
  • 김태문 기자|2019-06-05
  • ▲ 김태문 기자(산업부장) 최근 mbk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인수한 롯데카드에서 노조의 소통과 업무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직장인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내용인 즉슨 롯데카드 노동조합의 업무방식과 소통이 답답하다는 내용이다. 해당 글쓴이는 "노사협의체에서 노조와 사측 만나서 매일 같은 이야기와 말을 살짝 바꿔 공지한다"며 "직원들이 블라인드고 뭐고 올리면 '니들은 짖어라 우린 가만히 있으련다'는 태도로 노조는 가만히 있음"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롯데)지주에서 본사를 방문해 손해보험 노조만 만나고 돌아갔다"며 "이런데도 노조는 가만히 있다. 지주의 태도에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지만 그래놓고 가만히 있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업무 처리방식에 "노조비 사용 내역 중 식비만 한 달에 몇 백씩 나간다"며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지만 일부 대의원이 행동하자하니 가만히 있으라 했다"며 "위원장이 나서서 직원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최근 본 사람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직원들이 쟁의하자 시위하자 난리인데 위원장과 집행부가 묵살한다"며 직원들이 예전부터 위원장 적선제로 뽑으라 하지만 계속 간선제를 유지해 노조가 바뀔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쟁의 꺼리 많은 금융권 노조 사실 요즘의 금융권 노조들은 솔직한 얘기로 쟁의할 꺼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정부의 시장간섭으로 가맹점주들을 위해 수수료를 인하해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또 서울시는 ‘제로페이’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고 기업들을 가맹점으로 끌어들였다. 소비자들은 편한대로 카드를 사용하던 제로페이를 사용하던 하겠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정부와 시(市)가 시장에 개입해 자신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도 금융노조는 조용한 분위기다. 실력발휘만이 노조의 살길은 아냐 최근 우리나라의 노조들의 모습을 보면 각양각색의 노조가 쟁의를 하고 파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불법으로 주총장을 점거하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체육관을 부숴버려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기사화된 적이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어떤가? 현대자동차 노조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공사현장에 자신들의 노조원을 사용하라며 아침부터 자동차에서 노동운동가를 틀어놓는 통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상암동이 그렇고 을지로가 그렇고 성수동이 그렇다. 자신들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가 보다. 그래선 곤란하다. 문제는 공권력이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사회질서가 무너진다. 그럼에도 공권력은 노조의 폭행으로 경찰이 다쳐도 가만히 있는다. 마치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한 것처럼. 2014년 당시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경훈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은 “자동차의 품질 앞에선 노사가 따로 없다”며 “품질을 만족하게 해야 그게 고용안정이고 그것이 우리의 미래”라며 품질 경영에 앞장선 바 있다. 노사가 이런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데 서로 다른 분모를 찾아 나누어지니 분규와 쟁의가 더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는 요즘 서로 살고 상생하기 위해 자신만의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서로 살기위해 머리를 맞대는 공생의 협력이 필요할 때이다.
  • [기자수첩] 검찰, 쇄신의 마지막 기회... 꼭 잡아야
  • 유효준 기자|2019-05-17
  • 투데이코리아=유효준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이 탄력을 받자 검찰은 쇄신을 외치며 내부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적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형사사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일 해외 순방 중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적 원리에 위배된다'며 반대 입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수사권 조정 법안 보완책'을 공개하며 접점을 모색하려 했지만, 그 정도로는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반대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전과 같이 마냥 변명거리만 늘어놓지는 않고 있다. 검찰의 총수가 "현재와 같은 수사권 조정 논의가 벌어진 것은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검찰부터 민주적 원칙에 맞게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검찰의 과오를 자인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반발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검찰 권한을 내려놓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문 총장은 이번을 끝으로 기자간담회 형식을 통해서는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입장을 더이상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도 했다. 국민은 검찰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문총장의 말처럼 검찰은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제는 쇄신에 착수해야 한다. 이번에도 '얼버무리기 식'으로 대응했다가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 아래 고유 수사권과 인권옹호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다. 검찰은 그들의 수사권 보존과 국민 기본권 수호를 위해서는 그들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
  • [기자수첩] 르노삼성 노조, 이제는 대승적 결단 내릴 때
  • 유한일 기자|2019-05-03
  •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벌이는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회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지역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커지자 부품사들과 부산지역 경제계가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7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까지 약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 기간 르노삼성의 누적 손실금액은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르노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오는 9월 만료되지만 신형 로그 후속물량 배정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닛산 측에서는 르노삼성이 계속되는 파업으로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자 당초 오는 9월까지 위탁생산 물량인 10만대를 6만대로 감축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로그 생산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로스오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 수출 물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르노 본사가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스페인공장으로 물량을 돌리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사 분규가 길어지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은 생산량 감소와 고용 어려움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노조의 파업으로 지역 협력업체들은 15~40%에 가까운 납품물량이 감소, 대부분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했다. 부산공장은 수출비중이 전체 생산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부산공장이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가동률은 30%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또 르노삼성이 XM3 수출 물량 확보 실패시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30% 이상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는 자신들의 입장과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어려워진 회사를 압박해 실리를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노조 역시 자신들의 행보가 어떤 악순환을 유발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노조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꼬일대로 꼬인 노사 관계를 풀고 르노삼성, 협력업체, 지역경제 모두 살아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파업을 이어온 노조가 먼저 대승적 판단들 내려 상생의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도 있다. 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한국GM 군산공장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길 희망한다.
  •  
     
     
    투데이코리아(http://www.todaykorea.co.kr)ㅣ등록번호 : 서울아 00214ㅣ등록일자 : 2006년 6월 12일
    제호 : 투데이코리아ㅣ사업자등록번호 : 254-86-00111
    발행인 : 민은경ㅣ편집인 : 김충식ㅣ주필 : 박현채ㅣ논설주간 : 권순직
    발행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310 유니온센터 1502호ㅣ발행일자 : 2006년 9월 15일
    대표전화 : 0707-178-3820ㅣ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웅
    Copyright ⓒ 2006 투데이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ostmaster@todaykorea.co.kr
    투데이코리아 ::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