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조인성의 가장 큰 변화 경기외적인 부분 찾을 수 있어

[투데이코리아=김승희 기자] 작년 야구유머게시판에 '프로야구의 신들'이란 제목의 유머글이 인기를 끈적이 있었다.

각 선수들의 특징을 빗댄 이 글에서 한기주는 '불의 신', 김태균은 '별명의 신', 김현수는 '기계의 신'이라 불리어졌다.

이범호는 '미(美)의 신'이였고 심지어 자타공인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중 한명인 양준혁도 '양신'이 아닌 '독신'이이었다.

그리고 LG트윈스의 등번호 44번 포수 조인성.
앉은자세에서 2루에 바로 송구 할 수 있는 강한 어깨로 '앉아쏴'란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4년간 옵션포함 최대 36억의 FA대박을 터트린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포수 조인성은 '변방의 신'이라 적혀있었다.

평소 투수리드시 바깥쪽 볼을 자주 요구해 '조바깥'이란 비아냥을 빗댄 이 별명은 단순 별명만이 아니라 조인성의 그 당시 처지이기도 했다.실제로 그 당시 조인성은 진짜 '변방'으로 내몰려 있었다.

FA계약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2008년 시즌 조인성은 타율 0.222에 49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였다. 2008시즌 LG는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였고 조인성은 그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심기일전하고 맞이한 2009시즌 조인성은 커리어로우인 타율 0.214에 36타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다.동시에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투수리드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FA먹티라는 오명과 함께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조인성은 위축되어만 갔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투수리드를 포기한 채 일일이 벤치의 사인을 기다리는 반쪽짜리 포수로 전락하고 만다. 실제 조인성의 포수리드에 대해서 가장 말이 많았던 지난 2009시즌 조인성은 투수리드시 모든 사인을 벤치로 부터 일일이 지시를 받았다. LG팬들이라면 경기중 계속 벤치로 고개를 돌리던 조인성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설상가상 지난 2009시즌 8월 6일 기아와의 경기중 팀 후배인 투수 '심수창'과 그라운드에서 언쟁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2군으로 강등되고 만다. 모든 비난은 조인성에게 집중되었고 팬들의 여론은 점점 악되었다.

조인성은 이제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것이다.그리고 잔여시즌 더 이상 등번호 44번 포수 조인성의 모습은 1군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2009년 시즌을 7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감한 LG는 우승을 위해 데려왔던 김재박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코칭스테프를 전면개편 팀 쇄신을 꾀한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우던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던 박종훈 2군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리빌딩에 나선 것이다.LG트윈스의 신임감독으로 취임한 박종훈 감독은 전면적인 팀 개편에 나섰다.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선수로 그동안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아왔던 조인성을 지목한다.

신임 박종훈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은 조인성은 그동안의 비난을 잠재우며 다시금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올 시즌 조인성의 0.289의 타율에 4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팀내 2위이며 타점은 팀내 최고이다.

그리고 약점으로 지적되어 지적되어 있던 투수리드에 관한 부분도 상당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LG투수들은 경기에서 승리 후“인성이 형이 리드를 잘 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 말을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비록 팀방어율은 4.94로 7위에 머물러 있지만 시즌 초 강력한 타선에 비해서 큰 우려를 낳았던 투수진으로 이 정도 성적을 올리며 4강 경쟁의 한 축을 이룰 수 있는 성적을 내는 대는 조인성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이니라 FA에 대한 부담으로 무리한 출장을 감행해 악화되었던 어깨부상에서도 많이 회복되 송구에서도 예전 '앉아쏴'의 위용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조인성의 가장 큰 변화는 경기외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90년대 '신바람야구'라 불리우며 LG트윈스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야구를 잘모르던 20대 젊은 여성팬들이 하나둘 야구장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2002년 이후 엘지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8개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최장기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불명예이다.연고지인 서울에서의 인기역시 예전같지 않아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두산에 역전당하고만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LG의 조직력은 전혀 개선될 기미기 보이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조인성이 있다.조인성은 팀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여 선발출장하지 못 할 때도 벤치에서 가장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후배들이 실수 했을 때 질책만 하는 대신 격려의 말도 함께 건네는 팀의 베테랑의 역활을 충실히 하며 모래알 조직력이라 비난받던 LG의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즌 초 지휘봉을 잡은 후 조인성에게 많은 부분을 일임하며 '조인성이 바로 서야 LG가 설 수 있다'는 박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해 낸 샘이다.

'벼랑끝에 선 사람만이 그 벼랑끝의 두려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조인성은 그 벼랑의 끝에 몰렸을 뿐만 아니라 그 벼랑끝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고 단념하는 대신 모든 비난과 아픔을 딛고 있어섰다.그리고 올 시즌 마친내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달 5월 7일 기아와의 홈경기에서 조인성은 팀의 4연패를 끝는 소중한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최근 몇 년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그이기에 그 안타후 환하게 웃던 조인성의 모습은 유난히 아름다워보였다.

조인성도 우리나이로 37살에 이제 프로야구계의 최고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어쩌면 올시즌이 조인성의 마지막 불꽃이 될 지도 모른다.

지금의 결심과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그라운드에서 환하게 웃는 조인성의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많은 LG팬들은 바라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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