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언 "옥타곤 경험을 더 쌓아라!"

<사진=셔독(www.sherdog.com)>
[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풍운아' 추성훈(34.아키야마 요시히로)이 UFC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추성훈은 4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에서 열린 'UFC 116' 대회에서 크리스 리벤(29.미국)에게 3라운드 경기종료 30초를 남기고 삼각조르기로 패했다.

추성훈은 이번 대회에서 리벤이 아닌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35.브라질)와 맞붙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실바의 부상으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리벤과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서 더욱 진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추성훈은 1, 2라운드에서 리벤을 압도했다. 유도 출신 격투가답게 수차례 테이크다운을 성공했다. 1라운드 내내 상위포지션에서 리벤을 괴롭혔지만 경기를 끝날만한 한 방은 없었다. 하지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으며 리벤에게 강인함을 보여줬기에 만족할 만한 1라운드였다.

2라운드의 추성훈은 또 다른 모습이였다. 타격으로 리벤과 주먹을 섞기 시작한 것. 몇 차례 안면을 허용했으나 이내 강력한 훅을 리벤의 턱에 꽂아 넣었다. 2라운드에서도 타격과 테이크다운으로 점수를 따냈지만, 타격 스페셜리스트 리벤을 상대로 스탠딩을 고집해 불안한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추성훈은 화끈한 타격을 선보여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체력 관리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현저하게 떨어진 체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2라운드 막판 추성훈의 펀치는 허공을 갈랐다. 펀치스피드가 상당히 떨어져 리벤을 공략하기가 어려웠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추성훈은 3라운드에 들어서자 그라운드로 전략을 바꿨다. 테이크다운은 손쉽게 성공했으나 역시 마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바닦에 깔린 리벤에게 삼각조르기를 당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추성훈에게 무엇이 부족했나. 추성훈은 2라운드 막판 체력이 급격하게 감소한 이유는 무리한 타격전 때문이었다. 타격가를 상대로 맞대응을 펼치기 보다는 투우사처럼 행동했어야 했다. 리벤의 강력한 펀치를 흘려내면서 괴롭히는 전략을 섞었더라면 더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성난 소와 무리한 힘싸움을 펼치면서 바닥나버린 체력이 너무 아까웠다.

리벤의 그라운드 방어 실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추성훈이 뚫지 못할 수준은 아니였다. 두 차례 확실한 테이크다운에서 상대를 쉽게 놓아준 것도 문제였다. 한 번 물었을 때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다. 추성훈이 적중도 떨어지는 파운딩보다 김동현(29.부산팀매드)과 같은 끈질긴 그래플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였다. 유도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추성훈이 리벤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한 것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XTM의 김대환 해설위원은 "UFC는 힘과 기량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매우 많다. 리벤도 그 중 하나이다"라며 "추성훈이 앞으로 리벤 정도 되는 선수들과 두 차례 더 맞대결을 펼쳐 부족한 부분을 채웠으면 좋겠다"며 옥타곤에서의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어 김 위원은 "옥타곤에서의 체력은 사각링과는 다르다. 여러 차례 실전 경험이 쌓여야 경기운영을 통해 체력 안배도 할 수 있게 된다"며 다시 한 번 경험을 강조했다.

추성훈은 리벤에게 패하면서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 추성훈이 자신의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면서 정글과도 같은 UFC에서 다시 일어서길 기대해본다.

<도움말 : XTM 김대환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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