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휠라 윤윤수 회장

윤윤수 회장<사진>이 글로벌 그룹 '휠라'를 인수해 화제다. 휠라 코리아의 CEO였던 윤윤수 회장이 전 세계 '휠라'를 지휘하는 회장이 됐는지 여부와, 세계 시장에서의 '휠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지난 16일 '휠라' 인수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윤윤수 회장이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윤윤수 회장은 '휠라'를 인수하기까지의 과정과 시행착오, 경영 방침,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이번 기자 간담회는 윤윤수 회장과 휠라 코리아 이기호 사장, 정성식 부사장, 박종안 상무, 삼성증권 김수옥 부사장과 언론 등 약 6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내내 열띤 취재가 벌어져 글로벌 그룹 '휠라'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휠라'

“한국 사람이 휠라를 인수했다고 해서 한국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윤윤수 회장은 '휠라'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휠라'를 인수를 했지만 한국 브랜드로 만들지 않겠다는 윤 회장의 마케팅 전략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의류는 이탈리아에서, 신발은 미국에서 진행하는 등 이분화 된 경영으로 우수한 전문 인력을 유치하고 이를 다시 디자인 R&D 센터에 재투자를 하겠다고 알렸다. 또한 테니스 ·골프 · 스키 등의 정통 클럽 스포츠를 강화하고 현재 모터스포츠 패션을 계획하고 있어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임을 밝혔다.

휠라가 '이탈리아 브랜드'로 주력하겠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휠라 코리아는 휠라 역사상 비약적으로 단기간에 높은 성장을 이루었다. 때문에 휠라 코리아가 '휠라'의 대표 모델로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전 휠라 코리아 윤윤수 사장이 '휠라'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휠라에 '한국'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윤수 회장은 “휠라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세계 분권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밝혔다.

이 같은 휠라의 경영 방침은 앞으로 휠라를 '구찌', '루이비통'과 같은 브랜드 하우스로 만들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를 담은 것이기도 하다. 브랜드 하우스는 여러 개의 브랜드를 거느리며 생산과 마케팅, 라이센싱 등을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설명=휠라 간담회 현장>
▲고객 지상주의 펼친다.

윤윤수 회장은 '휠라'의 경영방침에 대해 '파트너에게는 최대의 이익을, 소비자에게는 최상의 만족을 주는 것'이라 확고히 말했다.

이번 '휠라' 인수에는 한국은 물론 해외 유수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투자 의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으로 휠라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휠라'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新 경영' 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새로운 라이센싱 모델로의 전환이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적합한 파트너를 발굴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반영구 또는 영구적인 계약 기간을 담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각 시장에 맞는 적합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미국 사업의 조속한 턴어라운드다. 이는 세계 1위 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휠라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직접 경영을 함으로써 수익 창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휠라 관계자는 현재 미국 현지 경영에 적합한 경영진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휠라는 미국의 획일적인 고가 브랜드 지향 정책을 없애고 도매업의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골프 · 테니스 등 차별적인 수요가 존재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고급 백화점과 전문점을 통해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수하는 차별화된 유통 전략을 내세웠다.

▲3년 안에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 목표

라이센싱 모델은 차입금 조기 상환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열티의 3~4%를 일시금으로 선납 받아 인수금의 일부를 갚을 계획이고, 유럽과 중국, 라틴 아메리카에서 3천만달러를 받을 예정이어서 6월말까지 브릿지론 2억 달러를 모두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휠라는 '新 경영'을 통해 올해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내년에는 1천 500만 달러, 2009년에는 2천 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3년 안에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라는 목표를 달성해 런던, 싱가포르, 한국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윤 회장은 볼티모어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며 현재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진실을 욕되게 하지 말며, 성실하면서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더라도 '운'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윤 회장의 발언은 '휠라'를 인수하면서 윤 회장에 대한 '신뢰'가가 기반이 됐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 보인다.

이번 한미 FTA 체결로 한국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으며 앞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윤 회장의 말은 향후 글로벌 기업에 진출할 기업에 대한 조언으로 보이며, 앞으로 '휠라'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세계 시장 성공을 향한 준비를 마친 '휠라'가 한국인 최초 글로벌 그룹 인수의 성공 신화로 남을지 한계로 지적될지 '휠라'의 향후가 주목된다.

이은영 기자 young@todaykorea.co.kr

서보현 기자 sbh@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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