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독일에 1-5패배! 아쉽게 결승진출 좌절

▲ 사진=방송화면 캡처.
[투데이코리아=심재희 기자]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여자대표팀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전차군단' 독일의 벽에 막혀 결승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냉정하게 따져볼 때,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패했다. 독일의 파워에 눌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줬고, 비로 인해 미끄러운 그라운드 탓에 우리의 최대 장기인 스피드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불안하다 보니, 골키퍼 문소리도 다소 집중력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의 힘을 제압할 가장 큰 무기로 생각하던 빠른 패스워크가 살아나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전체 볼 점유율은 55-45로 앞섰다. 하지만 의미 없이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공격 전개를 원할하게 하지 못하면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슈팅수에서도 10-18로 크게 뒤졌다. 유효슈팅 숫자는 4-11로 더욱 차이가 났다. 독일이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데 비해,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한국은 조별예선 가나전에서 골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투지를 발휘하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준결승전 상대 독일은 달랐다. 우리가 투지만으로 넘어서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경험과 체력, 그리고 전체적인 조직력 모두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독일은 한국의 장,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골은 넣고난 이후에는 노련하게 '전략적 열세'를 택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여자축구에서도 '전차군단' 독일의 위력은 역시 대단했다.

독일의 힘에 밀리면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도 '에이스' 지소연은 빛났다. 전체적으로 팀의 중심이 수비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지소연의 활약상은 미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소연은 독일 수비진을 끌고 다니면서 존재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후반 19분 상대 수비수들을 절묘하게 제쳐내면서 만회골을 터뜨렸다. 왜 지소연을 한국 여자축구의 희망이라고 평가하는지 확실하게 느끼게 해 준 멋진 한방이었다.

독일에게 패하면서 결승행이 좌절됐지만 태극소녀들의 위대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은 결승전' 3-4위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선수로 정식 등록된 인원이 1400명이 조금 넘는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세계 4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기에, 결승 진출 실패의 아쉬움보다 그들의 투지 넘치는 경기 모습이 또 한 번 큰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남자 A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며 전 국민이 열광했지만, 이번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무관심 속에서도 태극소녀들은 당당히 준결승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세계 대회에서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면서 한국축구의 힘을 또 한 번 보여준 태극소녀들이다. 태극소녀들의 위대한 도전이 3-4위전 승리로 마무리되길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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