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본과 3학년 윤지훈씨

[투데이코리아=전히라 인턴기자(숙대 3년)]우리 사회에서 '의대쏠림현상'은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졸업하면 의사라는 전문직종으로 나갈 수 있는 의대는 원래부터 각 대학의 최고 인기학과 중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 의대쏠림현상은 단순히 선호를 넘어 '광풍'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해졌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업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도전적인 직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최상위 성적의 이과 수험생 대부분이 의,치,한 학과로 쏠리고 있다.

이공계 인재가 대부분 의학계열로 쏠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기에 의대쏠림은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또한 이런 현상은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가치있는 직업인 의사를 지망하는 것을 단순히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안정적인 길로 들어선다는 편견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의대를 다니며 의사의 꿈을 꾸는 학생의 생각은 어떨까. 현재 의대에 재학 중인 윤지훈(24세ㆍ연세의대 본과 3학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그 쪽으로 진학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의학은 실제로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 최전선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고, 결국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의대에 진학하는 데 있어 의사라는 직업의 전문성과 안정성 또한 고려대상이 되었지만, 의대에 진학하고 나서는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의대 본과 3학년인 그는 올해부터 각 과에 실습을 다니며 실제 의사로서의 삶을 경험했다. 막연히 생각하고 꿈꿨던 의사로서의 삶과 직접 곁에서 바라본 의사의 삶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특히 외과의 경우 하루에 몇 개씩 수술이 잡혀있습니다. 또한 5~6시간이 넘는 수술도 허다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수술비가 비싸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번다는 편견이 있지만 장비대여나 사용료 등을 뺀 수술비 자체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또한 의료소송이 증가하고, 의료행위의 모든 책임이 의사의 몫이 되어 사회적인 인식도 부정적인 측면으로 많이 바뀌었죠. 실제 의사들은 많이 힘들어합니다.”

의대에서의 방대한 공부량과 의사가 된 후의 과중한 업무량에 비해 실제로 의사들에게 돌아오는 결과물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외과 쪽은 더욱 심하다. 사람들은 의사라고 하면 대부분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부유한 의사를 떠올리지만, 실제 의사들의 삶은 훨씬 더 힘들고 고달픈 길이다. 그는 의대에 진학한 후 이미 의사가 된 선배들에게서 의사의 양면성을 보았고, 그래서 자신 또한 의사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지만, 결국 생명을 살리는 일이 가장 존엄하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수님들도 의사 일을 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자신이 치료한 환자가 찾아와 감사를 전하는 순간이라고 하시더군요. 의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는 의대에서의 생활을 통해 결국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의술(醫術)이 아닌 인술(仁術)이고, 그에 대한 보람은 의사 생활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에게 현재 취업난과 어려운 경제 때문에 대부분의 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단순히 사회적 지위나 금전적인 이유로 의대를 지원하려고 한다면 진지하게 고려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의사가 된다는 것은 훨씬 힘들고 고달픈 과정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진정으로 의사가 되어 환자와 사회에 봉사하고 싶은 삶의 목적이 있다면 충분히 알아보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기자아카데미(www.kj-academy.com)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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