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나 간지 오래다. 싸늘한 비바람이 몇 차례 지나간 후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봄인지 여름인지 구분이 서지 않는다. 벌써부터 거리에는 반팔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지만 그것도 한낮 뿐, 아침저녁 내내 눈치 없는 차가운 공기는 자꾸만 등을 움츠리게 만든다.

이렇게 줏대 없는 것이 어디 날씨뿐이랴. 일주일이 시작되고, 새로운 달이 시작되고,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자꾸 '변심'하게 만드는 것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외치는 당신. 스트레스만 없다면 이 세상은 당신 것일 텐데 '세상'은 잠시도 당신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럴 때일수록 뒤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각박'한 세상에서 그런 '착한' 위로는 이제 재미없어졌다. 그렇다고 술과 담배, 쇼핑, 수다로 풀기에는 당신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너무 버겁다.

소름끼치도록 통쾌한 휴식처가 필요하다면 지금이 기회다. 당신에게 저돌적이면서 '시원한' 세계를 선물할 책이 있다. 그 동안 깊은 곳에서 꿈틀거렸던 당신의 '자극적인' 세계를 깨워보자.

단테의 신곡 살인 아르노 들랄랑드/ 황매 / 12.000원


단테의 신곡을 재현한 책이 등장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테의 신곡 살인'은 단테의 신곡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지옥편' 그대로 펼쳐지는 살인게임을 그렸다.

책을 잡고 있는 내내 당신은 '신을 거부하는 자, 육욕의 노예, 식탐자, 인색하고 낭비하는 자, 쉽게 분노하는 자, 이단자, 폭력적인 자, 사기꾼, 배신자'들이 차례차례 아홉 개의 지옥으로 떨어지는 잔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것이 끔찍해 책장을 덮고 싶어도 당신은 '카사노바' 피에트로 비라볼타의 끊을 수 없는 매력 때문에 쉽게 책장을 놓지 못할 것이다.

유럽 문화의 꽃이었던 18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단테의 신곡 살인' 에서는 베네치아에서 벌어지는 손끝 떨리도록 치밀한 악마의 잔혹한 심판을 볼 수 있다.

비잔티움 연대기 1~3 존 J. 노리치/ 바다출판사 / 전3권 세트 96.000원


로마제국의 기운이 쇠퇴하던 시가에 등장해 천 년이 넘도록 유럽 세계를 지배한 비잔티움 제국. 그 명성에 걸맞게 비잔티움 제국은 동서양의 학문과 예술이 융합된 특유의 문명을 탄생시켰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학문적 유산을 발전시켰다.

동양의 색채가 강했던 탓일까. 그 동안 비잔티움 제국은 서구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유럽을 휘두르던 그 기운이 수천 년 동안 지하에 숨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비잔티움 제국이 과거의 명성을 찾으려 한다. 비잔티움의 화려하고도 치열했던 시절로 떠나보자. 잔혹하도록 아름다운 그들의 예술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붉은 죽음의 가면 에드가 앨런 포/ 생각의나무/ 12.000원

광기와 어둠의 천재로 불리는 '애드가 앨런 포'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죽은 자의 부활과 복수, 산 자의 광기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의 공포를 담고 있다는 평을 받는 애드가 앨런 포의 소설은 뼈 속까지 파고드는 공포의 진수를 보여준다.

책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의식과 행동을 나름의 논리로 설명하지만 독자를 이해시키기에 역부족이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닌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만드는 감정'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붉은 죽음의 가면'은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니다.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해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보여준다. 책장을 덮는 순간 스토리가 아닌 공포로 '붉은 죽음의 가면'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유쾌하게 자극하라 고현숙/ 올림 / 13,000원

이 시대의 '리더'를 꿈꾸는가? 사람이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어디 있으랴.

모름지기 사람이 하는 일에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하는 법. 여기 내면을 중요시하는 진정한 리더의 지침서가 나왔다.

'유쾌'와 '자극'이 동시에 충족시키는 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당신을 저돌적이지만 거만하지 않은 '리더'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안녕'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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