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쉬무무 통도사' 정강주 학원장에게 듣는 영어교육법

[투데이코리아=김민정 인턴기자(부산외대3년)] 한국인들의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바르다고 주장되는 수백 가지의 영어 교육법이 난무하고 영어 교육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정강주씨(39, 통도사 잉글리쉬무무 학원장)는 “영어 교육은 아이들의 인성 교육과 함께 가야한다”고 말한다. 사교육과 공교육은 경쟁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존재라고 말하는 그녀. 영어 교육과 관련된 그녀의 진솔한 인생과 교육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영어 교육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영어 번역사 공부를 하면서 영어 학습지 교사를 했다. 거의 한 달에 약90명 정도의 회원을 관리했다.

Q. 90명씩을 한 달에 관리할 수 있는가. 보통 몇 명씩 관리 하는가.
그때 당시 보통 선생님들은 6~70명씩 관리했지만 인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 능력치다. 50명이라도 그 학생들의 능력이 마이너스 나지 않고 발전한다면 그것이 올바른 거다. 거의 90명씩 관리하다보니 오전에 2시간을 전화 수업을 하고 오후에 내내 이동하면서 수업을 다녔기 때문에 학원 운영은 그때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더라.(웃음) 하지만 부모, 선생님, 학생의 삼박자가 맞지 않는 경우는 노력하는 것에 비해 거의 학습효과를 내기 힘들었다.

Q. 영어 전문 학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결혼 후에 학습지 근무를 그만두고 아이 두 명이 있었는데, 근무하고 있던 학습지에 계시던 내 상사가 권해주셨다. 하지만 내 남편이 합기도 학원을 하고 있었고 마침 운동 학원에서 가르치는 정신적인 인성 교육에 무척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한번은 합기도 정신교육시간에 아이들을 앉히고 “항상 사람이 1등을 달릴 순 없다. 2,3등으로 쳐질 때가 있으면 굳이 앞서 나가려고 하지 말고 내가 보조를 맞춰나가라. 그러다 힘이 다시 채이면 앞으로 달려가라”는 말을 하더라. 나는 그때까지 항상 아이들 공부 실력만을 확인하고 검사하는 선생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남편 학원을 도우면서, 내 아이 키우면서, 작게 어린이 영어 동화 스터디를 할까 생각 중이었다. 그런데 사람 일은 때가 있는 것 같다. 셋째 낳고 5개월 후에 또 그 상사분이 연락이 왔었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해야겠단 결심이 들어서 사업설명회를 남편과 함께 다니고 준비를 했다.

Q.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던 남편의 도움이 컸을 것 같다.
그렇다. 결정적일 때 남편의 도움이 매우 컸다. 같이 사업설명회를 참석했을 때 나는 학원 운영에 기울어져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너희 회장은 절대 장사꾼이 아니라 아이들 교육자다, 저런 사람을 따라가면 된다.”며 큰 틀을 봐줬다. 한창 불안해할 때에는 “다른 거 생각할 필요 없이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너 찾아온다. 그것만 생각해라”는 말을 했다. 무척 무서운 말이었지만 진짜 맞는 말이더라. 학원 준비하면서, 운영하면서 남편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갔다. 늘 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치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답을 명확하게 해주면서도 '내가 맞다'는 힘을 늘 준다.
Q. 학원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잉글리쉬무무 통도사 학원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없애자는 교육이론을 갖고 있다. 발음·문장·문법·영작을 각각 8개월씩 그리고 읽기·쓰기를 6개월 총 48개월 학습을 바탕으로 다독(多讀)으로 이끌어간다는 학습 계획표를 가지고 있다. 그냥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을 원어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구사할 수 있어야한다. 또 학생이 읽은 내용을 원어민이 영어로 질문하면 영어로 대답할 수 있어야하고 영어 독후감을 쓸 정도가 되어야하는 뚜렷한 방향이 있다. 이 시스템은 앞으로 국가 영어 능력시험은 물론 입시사정관제나 고교 선택제 등을 전반적인 영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학원 시스템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차시학습'이라고 생각한다. 차시 학습이란 매일 학습목표 아래에 최적의 학습량이 학생들에게 주어지는데 그 과정이 3차로 나눠져 있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은 각 차시가 끝날 때 마다 선생님에게 검사를 받는다. 또 각 차시 학습마다 학습법이 짜여있다. 예를 들어서 집중도를 높이는 일시정지, 자신감을 기르는 글소리 학습, 리듬 억양 강세를 지킬 있는 말과 쓰기의 분리, 학습과정 녹음하기 등이 있다. 약 2시간을 혼자 책상에 앉아 테잎을 듣고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 아이들 다 한다. 이런 체계적인 방법으로 원어민 없이 영어의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외국어로서의 영어) 환경에 맞는 최적의 학습법이라는 뜻 아닐까.
그 외에도 교실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인사하기, 한 차시가 끝난 후 선생님과의 점검을 기다리며 공부하기, 답안지는 제자리에 꽂기, 교실 밖을 나갈 땐 허락 맡기, 자기 자리 정돈하기 등 학생과 선생님과의 약속이 있다. 덕분에 아이들이 예의를 갖추고 학습법에 맞게 공부를 하고 있다.

Q. 아이들 교육에서 뿌듯한 점이 있다면.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학습 능력이 느리거나, 잠시도 의자에 앉지 못하거나, 감정을 조절을 못하는 것처럼 독특한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뒤떨어지는 아이들이 아니라 생각 패턴이 다른 아이들이다. 보통 아이들이 2시간 걸려 할 분량을 이 아이들은 4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걸려도 계속 선생님이 터치를 해주니 그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되더라. 안되던 아이가 될 때 정말 확신이 생기고 뿌듯했다. 체계적 관리와 교육으로 결과치가 나오는 것 만큼 기쁜 게 없더라.
그리고 우리 학원이 생긴 이후에 근처 학교가 영어체험센터로 지정됐다. 원어민 선생님들도 오고 원서도 구비되고 영어 방과 후 수업도 많아졌는데, 우리 아이들이 학교 영어 골든벨에서 상을 다 휩쓸어왔더라. 교사 교육기간에 회장님께서 “무무의 결과치는 3년 안에 공교육에서 내준다.”고 말씀하셨는데 영어체험센터 덕분에 운 좋게 그 결과치가 일찍 나왔다.

Q.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정책일 텐데 학원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영어 잘하는 학생들을 뽑아 집중 발전시키는 영어 특별반이 생겼는데 그 반에 들어가면 학원을 다니지 않아야 하는 것이 조건이라고 하더라. 처음엔 무척 속상했다. 하지만 먼저 말한 플러스 요인도 있지 않았나. 플러스 요인이 있으면 마이너스 요인도 있는 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교육과 공교육은 경쟁관계가 아니고 서로 보완하는 것이다. 사교육이든 공교육이든 아이들이 잘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회장님께 먼저 하셨다.(웃음)

Q. 교육인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첫 번째는 지역과 상관없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사 교육기간에 회장님이 그러시더라. “통도사가 촌인가, 도시라도 교육 제대로 못시키면 그게 촌이다”고. 두 번째는, 사실 나는 바빠도 매일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될 만큼 책읽기를 무척 좋아한다. 책을 읽을수록 두 번째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지금 교육 흐름도 그렇지 않은가. 상담을 해도 독서를 하는 아이와는 이야기가 통한다. 돌아갈 줄도 알고 아이들의 인성이 점점 발전해가는 것을 느낀다.


Q. 여성 교육인으로서 가족들의 지지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아이가 세 명이 있기 때문에 정말 그렇다. 남편과 내 동생의 도움이 가장 큰 것 같다. 동생이 낮에는 학원 운영을 돕고 저녁에는 아이들을 돌봐준다. 내가 많이 까다로울 텐데 많이 참고 봐준다. 늘 고맙다.


Q. 끝으로 영어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꿈이 있다면.
영어는 나에게 계속해서 배우는 거다. 발전이고 인내다. 영어를 만나서 그렇게 사는 것 같다. 내 꿈은..(웃음) 내 딸도 안다. 도서관을 차리는 거다. 마을에 있는 작은 도서관 말고 큰 도서관을 세우고 싶다. 내가 읽은 책들 중 적절한 책을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학생들이 시간 보낼 공간으로 책과 함께 했으면 한다.

공개적으로 말했으니 꼭 지켜야겠다며 수줍게 웃는 정강주씨. 약 90분 동안의 인터뷰에서 독서와 인성과 영어의 조화를 강조하는 교육자, 항상 영어를 손에서 놓지 않는 학생, 아이 세 명을 키우는 어머니의 모습뿐만 아니라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그녀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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