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다스의 손' 한국 닛산 손창규 전무

한국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는 국내에 상륙한지 2년이 갓 지난 새내기에 불과한 수입차 브랜드이다. 그러나 사회의 흐름을 잘 탔던 탓인지 몰라도 인피니티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만 간다.

[사진설명=인피니티 손창규 전무]

'최고'라는 수식어를 초년생부터 달고 온 인피니티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4%를 점령하고 올해는 한 층 더 나아가 그 이상의 입지를 다지기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피니티가 이렇듯 짧은 시간에 확고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미다스의 손' 손창규 전무가 있기 때문이라는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손 전무는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장교생활을 마친 후 처음으로 입사지원을 한곳이 바로 기아자동차였다.

면접당시 “배를 만드는 곳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자동차 회사로 왔느냐”는 질문에 “수륙양용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라고 답한 그는 86년부터 근무하기 시작하며 기아의 승용차 프라이드, 세피아, 스포티지 등의 상품기획을 맡으며 꿈을 펼쳐갔다고 한다.

또한 기아의 해외시장 개척과 확장을 위해 미국에서 다년간 고생을 하며 판매증가의 업적을 일궈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무가 발길을 돌린 곳은 수입자동차 업계. 기아자동차 생활을 접고 그가 뛰어든 곳은 한국도요타의 렉서스 영업본부장을 맡아 한국진출을 이끄는 선봉주자의 역할이었고, 이어 당시 1년에 5~7대 판매를 유지하던 재규어 랜드로바의 총괄 상무를 거쳐 한국닛산의 브랜드 인피니티의 국내 상륙을 진두지휘 했다.

그의 업적을 살펴보면 유독 초창기 혹은 어려운 시기의 자동차 업계를 진두지휘함으로써 그가 몸담고 있던 기업을 성장궤도에 올려놓은 숨은 공헌자 이기도 하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그를 미다스의 손이라고 일컫고 있다.

인피니티의 국내 데뷔전은 치열한 공방전의 화려한 승자로 기록됐다. 인피니티의 업적을 살펴보면 진출 3개월 만에 월 판매량 100대를 최초로 넘겼고 그 후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그것도 3군데의 딜러망을 통해서였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인피니티의 질주를 보고 “놀라울 따름이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대부분 인피니티를 두고 불모지에서 결실을 맺은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설명=필립스 대표, 손창규 전무와 함께한 마케팅 팀 직원들]
이렇듯 인피니티의 성장을 주도해온 손창규 전무를 만나 '미다스의 손'의 진실을 들어봤다.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인피니티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 시킨 요인이 있다면.
▲우리는 회의를 수시로 한 덕택이라고 본다. 후발업체로서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할까를 항상 고민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노력한다.

누구나 다하는 기본적인 마케팅은 물론 하지만 우리의 근본적인 목표를 위해 제한된 타깃 마케팅이 적중한 것으로 본다. 이는 제품의 확신으로부터 나오는 비교 시승테스트를 통해 탁월함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한 덕을 톡톡히 본 듯하다.

-차별화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데.
▲인피니티는 기존 럭셔리의 개념을 탈피 모던 럭셔리를 추구한다. 이에 입각해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닌가 한다. 우리가 지난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문화마케팅이었다.

한국인의 정서와 어울리는 문화마케팅이 감성을 자극했다고 본다. 갤러리 형태의 독특한 전시장을 꾸몄으며, 이곳에서 패션쇼와 도자기 전시회 등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 새로운 감동을 몰고 온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지.
▲현재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혜택을 제공하고자 '태양의 서커스' 티켓 증정 이벤트를 하고 있다. 또한 10년 앞을 내다보고 최근 홍익 미대와 산악협동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터의 장을 만들어주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찾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한편 여러 재단을 찾아 기부문화도 정착할 예정이다.

-타 브랜드 차종보다 인피니티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다른 브랜드 보다 본사의 협조로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으로 책정한 점과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새로운 럭셔리 제품을 선보인 것이 맞아 떨어졌다. 국내 들여 온 인피니티의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모델인 점이 관심을 받게 된 요인이고 이를 뒷받침 해준 것은 장인정신이 살아있는 제품의 성능에 있다고 생각된다.

[사진설명=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뉴 G37 쿠페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품]
-올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뉴 G37 쿠페에 대해
▲뉴욕 모터쇼보다 8시간 늦게 국내에 소개 돼 수입차 부분 중에 유일한 제품이여서 유독 눈길과 손길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제품의 우수성을 말할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피니티만의 강점인 내츄럴 이미지를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고 지난해 G35에 못지않은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닛산의 다른 차종의 수입은 어떻게 보시는지
▲아직 인피니티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다른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인피니티의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단계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지금은 인피니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경영을 주도하고 싶다.

-자동차 문화의 트렌드를 어떻게 보시는지
▲어느 브랜드를 막론하고 차들은 다 좋다고 본다. 문제는 고객의 성향을 얼마나 반영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구입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지금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인피니티 차를 구입해 시승하면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체험 하고 또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 이런 흐름에 발 맞춰나가는 것이 주안점이라고 본다.

-향후 인피니티의 진로는
▲인피니티는 미국시장에서도 인기가 좋지만 서비스는 국내가 더 좋다고 판단된다. 또한 가격도 적당하고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에서의 성장 가속도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타 해외 시장의 진출이 관건인데 올해 상하이 모터쇼를 기반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러시아나 유럽시장의 진출도 예정이다.

※ 프로필
한국닛산㈜의 세일즈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손창규 전무이사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조선공학과(79학번)를 졸업, 86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94년부터 99년 까지 기아자동차 미주법인에서 근무했으며 2001년부터는 한국 도요타에 입사, 도요타의 한국진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손 전무는 2003년 재규어 & 랜드로버 한국 총괄을 역임하고, 2004년 한국닛산에 합류했으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지난 2005년 2월 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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