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
[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15일 오전,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KBS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석을 맞이해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기로 평화와 화합의 남북관계를 주문하고, 쌀 지원의 규모를 40~50만 톤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그는 서민층을 위해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학생 반값등록금의 실현,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확대 실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방안 제시, 실질적인 무상보육 정책을 실현 등의 사안들을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라디오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 박지원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옵니다. 우리의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석을 맞아 우리 민족을 위한 희망이 싹트고 있습니다. 최근 대승호 송환 등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북한이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제의했고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라는 전진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를 적극 환영하고 지지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긴장과 대결을 끝내고 평화와 화해협력의 남북관계가 복원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런데 대한적십자사에서 북한 수해지원을 위해 쌀 5000톤과 시멘트 1만톤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대북 쌀지원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발언, 북한의 유화적 태도, 6자회담 관련 국가들의 적극적인 자세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로 봐서 통 큰 결정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쌀 5000톤은 이명박정부가 여전히 대북정책에 철학이 없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 농민을 위한 쌀 정책에도 맞지 않습니다. 쌀 5000톤으로 생색만 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국제사회가 우리를 얼마나 매정하다고 하겠습니까. 우리 농촌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이명박 대통령에게 간절히 촉구합니다. 꿈에 그리던 혈육을 만나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인도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지구상에서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가장 심각하고 기아선상에서 동포들이 굶어죽는 북한의 식량난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적정재고량 72만톤의 세 배인 200만톤의 쌀을 보관할 창고도 보관비용도 없어서 썩어가는 것을 보는

우리 농민의 고통을 덜어줘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명박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으로 40만~50만톤의 대북 쌀지원을 즉각 실천하는 것입니다.

비록 5000톤이지만 대북 쌀지원의 물꼬는 터졌습니다. 이제 과감하고 감동적인 대북 쌀지원으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의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적극적인 대북정책으로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 핵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민족에게 주는

가장 값진 추석 선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정한 사회'를 입버릇처럼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정부는 집권 초기에도 비즈니스프렌들리 친기업정책을 썼다가 느닷없이 친서민 중도실용을 들고 나왔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모두가 진정성이 없는 국면전환용 구호에 불과합니다.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지만 장관의 딸이 아버지가 장관인 부처에 특채되는 것이 이명박정부의 현실입니다. 외교통상부 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서 약 37%가 특채입니다. 대한민국이 특채공화국이 돼 버렸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인데 부모 잘 만나서 특채되는 것은 공정한 사회가 아닙니다.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이 아니라 용에서 용나는 세상에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정한 사회의 핵심은 대통령부터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는 불공정하면서 국민과 야당에게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것은 자기들은 밥 다 먹었으니까 식당 문 닫으라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기관의 특채현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국민에게 공정한 정부가 되도록 대책을 촉구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정책을 중점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의료보험의 사각지대를 개선해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는 국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꼭 실현하겠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확대 실시하겠습니다.

셋째, 지방선거에서 약속한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국적인 규모에서 실시되도록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러면 농촌의 소득 증대로 이어집니다.

넷째, 저출산 고령사회의 덫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실질적인 무상보육 정책을 실현하겠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걱정입니다. 태풍과 집중호우까지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시장에 가 보면 고등어, 오징어, 무, 오이, 과일 등이 작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그렇잖아도 어려운 우리 서민들에게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명박정부가 친서민정책을 한다지만 서민들은 추석 차례상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정부는 추석 명절에 한숨짓고 눈물짓는 서민들이 없도록 추석 물가대책을 철저히 세워 줄 것을 요구합니다. 민주당은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즐겁고 편안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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