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미래, 오지환과의 솔직담백 토크!

[투데이코리아=정규민 기자] 가을의 문턱, 그야말로 높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던 9월의 오후에 LG 트윈스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실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대형 신인을 만난다는 설렘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LG의 유격수 오지환. 소문대로 외모부터 범상치 않았다

. 멀리서 봐도 남성미 넘치는 몸매로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만 했다. 야구보다 축구를 더 좋아했고, 보양식보다 과일을 더 즐겨 찾는다는 만 19세의 솔직한 순수남 오지환. 어린 나이지만 남다른 재능과 노력으로 프로무대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그를 만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오지환이 '오지배'로 불리는 이유!

오지환은 지난 해 2군에서 활약했다. 안정된 수비에 홈런 12개를 기록할 정도로 매서운 타격실력까지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았다. 2군에서 날렸던 선수지만 1군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무대다.

많은 사람들이 오지환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주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지환은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LG의 주전 유격수 자리에 올라서면서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1군에서의 좋은 활약에 대한 질문에 오지환은 손사래부터 쳤다. "지난 해 2군에서의 활약에 비하면 현재 1군에서 조금 주춤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1군에 대한 경험이나 (선수들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1군 데뷔 첫 해에 이만하면 됐겠거니 하는 생각은 오지환의 머릿속에는 전혀 그려져 있지 않았다. 그 만큼 많이 노력했기에 이 정도의 성과가 나올 법한데,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에서는 신인다운 겸손함이 묻어 나왔다.

다음으로 별명 이야기를 꺼냈다. 오지환의 별명은 '오지배'. 1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오지배'라는 이야기가 긍정적인 부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지환의 호수비와 실책으로 인해 팀의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생긴 별명이다.

이에 대해 오지환은 "시즌 초반 SK와 경기가 있었는데요. 당시 초반이라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어요. 그런데 제 실책 때문에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어요"라며 스스로 수비능력이 더 향상되어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그리고 이어 "그래도 '오지배'라는 별명은 마음에 듭니다. 적극성(?)이 있다는 말로 들려서 좋습니다"라며 신인 특유의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언젠가는 LG 내야를 완벽하게 지배해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오지배'를 꿈꾸고 있는 오지환이다.

# '감사맨' 오지환

팀 동료와 코칭 스태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감사하다'라는 이야기를 쉬지 않고 내뱉었다. 선배들과 감독, 코치가 시킨 마냥 '무한 감사'에 열을 올리는 오지환이다. 그는 우선 주장 박용택에 대해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선, 박용택 선배는 너무 좋은 사람입니다.

어디서나 막내가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선배와 얘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박용택 선배는 먼저 후배를 챙겨주는 분이세요. 쉬는 날에도 가끔 전화로 안부 물어보실 만큼 자상하죠. 가끔 큰형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박용택 선배로부터 후배를 대하는 자세를 배우고 싶어요"라며 박용택의 리더십에 감탄을 표시했다.

그리고 이어서 "한 번은 저로 인해 팀이 게임에서 진 적이 있어요. 이날 박 선배가 저한테 먼저 와주셔서 격려해주시고 '언제든 힘든 일 있으면 직접 나에게 말해도 된다'라면서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라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종훈 감독에 대한 생각을 묻자 오지환은 평소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꺼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뿐이에요. 올 시즌이 막바지 되어가고 있는데 실수도 많고 경험도 없는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는 게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저 역시 더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많이 앞서는 것 같아요"라며 자신을 계속 믿어준 데 대한 감사함을 내비쳤다.

그리고 "경기를 하다 보면 팀이 어려운 순간이 있어요. 다른 팀 같은 경우는 경험 없는 신인 선수는 바로 교체가 되는데, 박종훈 감독님, 염경엽 코치님께서는 끝까지 저를 계속 믿고 맡겨 주세요. 그런 감독님과 코치님을 보면서 '난 참 부족한데……'라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기회가 주어질 때,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19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 선수를 감싸주고 키워주는 선배들과 코칭 스태프. 오지환은 자신이 지금도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이유가 다름 아닌 LG의 '무한 지원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족 같은 LG 트윈스가 없었다면 큰 좌절감을 맛보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감사맨' 컨셉트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막내 오지환이 따뜻한 LG에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모든 유격수가 무한 경쟁자!

LG는 김재박, 유지현 등 당대 최고의 유격수들을 많이 배출해낸 팀이다. 그런 '유격수 명문'에서 주전 자리를 꽤 찼다는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만 19세의 신인이 내야의 핵심 역할을 하니 더 놀라울 수밖에 없다. 타격 실력도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

실제로 오지환은 올 시즌 총 115경기에 출전해 13개의 홈런을 날렸다. (9월 16일 현재) 모두에게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의 발전성을 인정받은 신인이다. 당당히 LG 주전 유격수를 꿰찬 오지환이 밝은 미래를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될성부른 떡잎 오지환이 경쟁자로 생각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여러 선수들이 기자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오지환은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을 내놓았다. "다른 팀에 있는 유격수 포지션의 선수라면 모두 경쟁자로 생각돼요." 이 짧은 한마디에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우선, 특정 선수를 지목할 정도로 본인의 실력이 출중하지 않다며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LG의 주전 유격수로서 더욱 성장해 다른 팀의 같은 포지션 선수들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가 비춰졌다.

다음으로 1군 무대에 처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하지 않고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비결이 궁금했다.

이 질문에 오지환은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엄청 긴장하면서 경기를 펼친다고 강조했다. "많은 분들께서 제 겉모습만 보시면 잘 모르시겠지만, 경기를 앞두면 저도 모르게 온 몸에 압박감이 들어요. 가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해요." 의외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다음 대답을 듣고 곧바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욕심내지 않고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고 싶어요." 적절한 긴장감을 가지면서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는 오지환이었다.

# 야구계의 '짐승돌', 최고를 꿈꾸다!

오지환의 또 다른 별명은 '야구계의 짐승돌'이다. 'TV에 옥택연이 있다면, 타석에는 오지환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몸짱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최근 부쩍 여성팬이 늘어났다. 몸매 관리 비결에 대해 물었다. 내심 기대했던 남성들에게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대답이 나왔다.

"죄송하지만, 솔직히 타고난 것 같아요. 스케줄에 따라서 운동을 하게 되는 것뿐이라 별다른 관리는 안 해요. 사실 저희 집안 자체가 몸이 좋아요. 웃음." 추가적으로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를 집어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오지환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하나를 꼽자면 힙이에요. 아버지도 힙 업이신 걸 보면 이것 역시 타고났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솔직한 대답을 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는 아직 소년 티를 벗지 못한 순수함이 느껴졌다.

팬들의 성원에 대한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이번에는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이야기를 꺼냈다. "욕도 비난도 모두 저에 대한 관심으로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채찍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팬들의 이유 있는 비판을 이유 있는 칭찬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큰 행운을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1군에서 뛰는 것 자체가 좋은 운이라고 생각하고 끝나는 시점까지 정말 열심히 뛸 것입니다.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지환은 패기 넘치는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1990년생. 이제 만 19세. 훈련이나 경기가 없는 날이면 영화를 보거나 신나는 힙합곡을 즐겨 들으며 여유를 만끽하는 청년. 연예인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최근 한 방송프로에서 걸 그룹 카라 멤버 니콜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고 느꼈다는 오지환.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는 수줍움을 보였다.

앞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면 꼭 영어를 도전하겠다는 약속을 할 정도로 여러 면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다. 미래를 준비하는 대스타. LG의 차세대 간판 유격수로 각광받고 있는 오지환이 소박한 꿈을 이루며 진정한 스타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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