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한국 여자 농구가 43년 만에 영광의 땅 체코에서 출전 가능 선수 8명이라는 사상 최악의 여건을 딛고 신화재현에 나선다.

임달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부터 체코에서 펼쳐지고 있는 세계 12강이 겨루는 2라운드에 진출했다. 대한민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스페인, 러시아, 체코, 브라질, 일본과 함께 F조에 편성돼 현재 2승 1패로 F조 4위를 랭크하고 있다.

한국여자대표팀은 지난 25일 12강전이 걸린 C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평균나이 36세 노장 정선미와 김지윤의 투혼을 앞세워 말리를 66-68로 꺾었다. 이어 앞서 펼쳐진 세계랭킹 4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종료 7초를 남기고 김지윤의 가로채기로 1점차 짜릿한 승리로 2승 1패로 3승의 스페인에 이어 조2위로 12강 2라운드에 진출했다.

12강 2라운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C조와 D조의 1~3위에 오른 6개국가를 F조로 묶어 팀당 3경기를 갖고 1위부터 4위까지가 8강전에 오른다.

대한민국은 오는 28일 새벽1시(이하 한국시간) 체코와 12강전 첫경기를 갖는다. 이어 29일 새벽 3시15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 29일 오후 10시 30분 숙적 일본과 8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하은주, 최윤아, 김정은 등 팀내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 또한 이미선 박정은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대표팀은 8명만이 출전 가능하다.

개최국 프리미엄과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이 없는 체코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팀은 지난 브라질 및 말리전과 같은 2-3지역방어로 악착같은 수비로 투혼을 발휘한다면 브라질과 말리전이 재현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난 경기에서 리바운드 싸움에서 10개 이상 밀리고도 팀을 승리로 이끈 고감도 3점포가 위력을 더하고 있어 체코와의 일전이 압도적 열세가 예상되지 않는 이유다.

비록 체코와 평균신장 189cm인 러시아와의 일전에서 약세가 예상되지만 숙적 일본을 잡는다면 8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대표팀이 체코와 러시아에 지고 일본을 꺾는다면 최종 3승3패로 조 4위를 고수하며 조4위까지 주어지는 8강티켓의 막차를 타게 된다.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은 이미 일본을 82-68로 대패한 바 있으며 이어진 준결승에서도 101-57로 한 수위의 기량으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바 있다.

한편, 대한민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1967년 체코에서 열렸던 세계여자농구선수권 대회에서 박신자, 김추자, 김명자 등이 출전해 개최국 체코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러시아에 지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례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박신자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여자 농구의 역사를 썼다.

43년 만에 체코와 체코 땅에서 다시 만난 대한민국 대표팀이 43년 전 신화재현에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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