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회장 아닌 정주영 명예 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표현해야"

[투데이코리아=김명수 기자] 현대차그룹 측은 4일 "최근 현대그룹의 TV광고 공세에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재출연을 마치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에 사재출연한 것처럼 허위 광고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허위 광고 논란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3편의 TV광고를 내보내면서 '현대건설 회생을 위해 정몽헌 회장 4400억원 사재 출연'이라는 문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광고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지난 2001년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시 故 정몽헌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현대건설 주식 약 8000여만 주를 무상 소각했고, 그 지분은 약 44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당시의 사재출연은 정몽헌 회장의 지분이 아닌 '고 정주영 회장의 재산과 지분'이었다고 지적하고 나왔다. 뒤늦게 현대그룹은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의 재산은 정몽헌 회장이 위임장을 갖고 있었으므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재출연을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누구의 사재출연이냐'는 논란은 현대 건설의 인수를 두고 자금력 등에서 열세에 몰린 현대그룹이 TV광고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전을 본격화하면서 야기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TV광고 공세에 정면 대응할 경우 현대가 가족들 간의 불화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가능한 한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그룹은 "하지만 현대건설의 입찰은 경영능력과 시장 논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그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국내 M&A시장 최대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2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가운데 자금력 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압도적인 우위가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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