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인파이팅 필요! 반드시 이겨야 UFC 생존 가능

[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한국계 파이터 추성훈(34.일본)이 오는 17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20' 메인 이벤트에서 마이클 비스핑(31.영국)과 격돌한다.

추성훈은 지난 7월 열린 'UFC 116'에서 '복병' 크리스 리벤(29.미국)의 기습 일격에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 인해 그 동안 간절히 바랬던 반더레이 실바(35.브라질)와의 대결도 멀어졌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추성훈이 리벤에게 아쉽게 패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이번 경기에서 비스핑과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실바전이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추성훈이 이번에 맞붙을 비스핑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추성훈보다 기량 면에서는 한 수 위에 있는 선수다. 스트라이커 타입의 비스핑은 주짓수를 함께 연마한 올라운드 격투가. 현지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비스핑의 승리 쪽에 무게를 실고 있다.

지난 2006년 격투선수 육성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무대에 진출한 비스핑은 우승을 차지하면서 영국 격투기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현재 비스핑은 19승 3패를 기록 중이다. 3패는 모두 UFC 무대에서 기록했지만 '포스트 쇼군'으로 불리면서 14연승을 달렸던 강력한 파이터이다.

추성훈은 비스핑의 경기스타일이 변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비스핑은 지난해 'UFC 100'에서 댄 헨더슨(39.미국)에게 실신 KO패를 당한 이후 철저하게 아웃파이팅을 구사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KO나 TKO를 당한 경력이 없었으며, 14연승의 모든 경기는 KO나 서브미션 승리로 화끈한 경기를 펼쳐왔다.

비스핑이 아웃파이터로 전략을 바꾼 것은 188cm의 신장과 75인치의 긴 리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 헤비급에서 미들급으로 전향하면서 체격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끈한 파이터에서 아웃 파이터로 변신한 비스핑을 상대로 추성훈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격투기 전문가들은 "속전속결로 끝을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과 3개월 전 추성훈은 리벤과의 경기에서 막판에 극심한 체력 저하로 다잡은 경기를 내어주고 말았다. 두꺼운 근육을 가지고 있는 추성훈은 다른 파이터들에 비해 체력이 빨리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리벤전 이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체력적인 약점을 충분히 보완했다고 볼 수 없다. 경기운영을 통해 체력 안배를 해야 하며, 1,2라운드에서 빠른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유도를 베이스로하고 있는 추성훈이지만 비스핑전에서 난타전을 펼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추성훈은 지난 경기에서 강력한 펀치로 타격 스페셜리스트 리벤을 위협했다. 추성훈의 동물적인 감각에서 나오는 펀치로 비스핑을 충분히 흔들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스핑을 실신시킨 헨더슨이 적극적인 인파이팅으로 승리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비스핑의 타격 능력을 얕잡아 봐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적지에서 싸워야 하고, 그라운드에서 밀릴 가능성이 짙기에 모험을 걸 필요가 있다. 비스핑이 홈 팬들을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오히려 추성훈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판정까지 간다면 여러 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지난해 11월 열린 'UFC 105'에서 데니스 강과 비스핑의 경기가 추성훈에게 적절한 참고서가 될 것 같다. 당시 비스핑은 근접전에서 안면을 노출하는 약점을 보였다. 데니스 강은 1라운드에서 타격으로 비스핑을 다운시키며 그라운드에서 강력한 압박을 보였다. 그러나 데니스 강은 2라운드에 들어서자 체력적인 한계를 보이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데니스 강은 유리한 포지션에서도 확실한 한 방이 없어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추성훈이 데니스 강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결정타를 장착해야만 한다.

추성훈과 비스핑의 경기 결과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추성훈이 비스핑의 약점을 간파하고 자신의 강점인 승부사 기질과 강한 정신력 그리고 묵직한 타격을 보여준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성훈이 속전속결의 승부로 멋진 KO승을 거두길 바라본다.

<도움말 : 이동기 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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