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 등 주연배우 출연거부해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잠수함 침몰, 대통령 탄핵, 피랍기자 인질 사망, 정치인 뒷돈 거래. 왠지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다. 모두 4회밖에 방송되지 않은 SBS 드라마 '대물'이 시청자들 앞에 선보인 내용들이다. 초반부터 너무 세게 나간 것일까? '대물'은 30% 육박하는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PD 교체, 배우들의 촬영거부라는 혼란이 발생했다.

19일 한 매체는 '대물'의 촬영거부 사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SBS 탄현 세트장에서 고현정을 비롯한 출연진이 예정되어 있던 '대물' 5,6회 촬영을 3시간여 동안 거부하며 오종록 PD의 교체 문제를 놓고 책임자들의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물' 관계자는 19일 "고현정 등은 '갑작스런 PD 교체를 납득하기 어려우니 설명해 달라'고 제작진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7일 촬영장에서 오종록 PD를 통해 김철규 PD를 소개받았지만 고현정은 새 사령탑인 김철규 PD가 교체투입이 아닌 추가 투입으로 알고 있었다"며 "오종록 PD가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애기를 듣고 혼란스러워했다"라고 알렸다.

최근 '대물'은 시청률 30%대를 육박하며 시청률 고공행진과 함께 24회 전회 광고를 104억원에 완판하는 등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항해 중인 배의 선장으로 비유할 수 있는 오종록 PD가 갑작스럽게 교체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때문에 일부에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음모론과 관련해 SBS 드라마센터 관계자는 "현실 정치를 다루다 보니 여기저기 음모론이 터져 나오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단언컨데 음모론은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전했다. 이어 "18일 심야 미팅을 통해 오종록 PD의 하차를 두고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며 "무엇보다 작품을 위해 마음을 모을 때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혹자들은 SBS가 지나치게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드라마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진행하는 시점에서 너무 쉽게 작가와 PD가 바뀐 것이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 1995년 SBS는 '모래시계'라는 걸출한 국민드라마를 통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오랜 군부독재와 '체육관선거'로 대변되는 대통령 간선제 이후 민주화의 물결 속에 1980년대 암울한 시대 상황을 현실적으로 그린 '모래시계'는 뼈아픈 우리의 현대사를 가감없이 다루며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의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대물' 역시 '모래시계'의 뒤를 밟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물' 1회 방송 당시 월드스타 비(정지훈)와 이나영을 전면에 내세운 '도망자 플랜B'와 사이좋게 18%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2회부터 '도망자'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이는 여자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함께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통렬한 비판의식이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작가 및 PD 교체에 이어 고현정을 비롯한 연기자들의 촬영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대물'. 앞으로 드라마 '대물'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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