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씨 일가, 곤지암리조트, LG인화원 등 개발지역 주변 땅 대거 매입

▲LG그룹의 사시는 '정도경영'이다. LG그룹의 홈페이지에는 정도경영에 대해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꾸준히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LG만의 행동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LG그룹의 사시는 '정도경영'이다. LG그룹의 홈페이지에는 정도경영에 대해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꾸준히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LG만의 행동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LG그룹 오너일가에 쏟아진 땅 투기 의혹은 '정정당당한 행동방식'을 무색하게 한다.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씨,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장남 구형모씨 등 LG그룹 오너 일가는 그동안 곤지암리조트, LG인화원 등 그룹 계열사가 들어서는 지역의 땅을 대거 사 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보았다.

곤지암리조트 개발을 둘러싼 LG그룹 오너 일가들의 투기의혹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LG그룹은 2005년 경기 광주시 도척면 일대에 곤지암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 지역이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골프장이나 콘도와 같은 상업용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 진척이 지지부진해왔다.

하지만 2004년 7월 광주시가 수질오염총량제를 적용해 곤지암리조트 사업을 허가하면서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대검 중수부는 2004년과 2006년, 2008년에 곤지암리조트의 특혜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곤지암리조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LG그룹 오너일가들이 리조트 예정지 주변 땅을 대거 매입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곤지암리조트 허가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구본걸 LG상사 부회장(구본무 회장의 사촌동생)이 도웅리 산 20번지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구자극 엑싸이엔씨(구자경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 도웅리 산25의 1, 산30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구자원 넥스원퓨처 회장,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구본무 회장의 동생)이 산35와 산37를 보유해, 곤지암리조트가 들어선 경기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 산 40을 비롯해 그 주변의 땅들을 LG그룹 구씨와 GS그룹의 허씨 일가가 대거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투기논란이 일자 LG그룹 계열사 서브원은 2005년 8월과 11월에 걸쳐 곤지암리조트의 사업권을 인수하는 것과 동시에 LG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이 본격화 되기 전에 사업권을 모두 서브원에 넘겨 투기의혹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LG 오너일가는 곤지암리조트가 들어선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 40의 발표와 달리 아직도 이 일대의 땅을 아직까지 소유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가 취재한 결과,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은 89년 6월 구입한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 산37 일대 3만7664㎡에 이르는 땅을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구본식 사장이 보유한 도웅리 산37 일대의 땅값은 곤지암리조트가 허가가 난 2005년을 전후로 평당 30~40만원 하던 땅이 70~80만원까지 3~4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는 “곤지암리조트가 들어서는 지역 외의 회장 일가가 소유한 주변 땅을 팔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리조트 부지 외에 개인이 소유한 땅에 대해서는 그룹 측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LG인화원 위치한 경기 이천에서 대규모 땅 보유

LG인화원이 들어선 이천에서도 LG그룹 오너일가는 부동산 투기의혹을 사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32) 씨를 비롯한 LG가문 4세들은 LG인화원과 지산리조트 사이의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산315만7124㎡) 주변의 임야와 농지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구광모씨를 비롯해 구형모(23·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장남)씨와 구웅모(21·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장남)씨는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산31(5만7124㎡), 산32의1(9만8678㎡), 산35(23만8691㎡) 등 다수의 임야와 농지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광모 씨를 비롯한 LG가문 4세들이 보유한 이 땅의 땅값은 LG인화원을 비롯해 지산리조트, 청강대학교 등이 들어서며 상당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국토해양부에 부동산정보에 따르면 광모씨가 보유한 해월리 산31의 공시지가는 그가 이 땅을 매입할 즈음인 2004년 1월 2770원에서 올해 1월 1만4300원으로 5배이상 뛰었다.

농지는 같은 기간 1만7000원대에서 3만87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땅들이 광모씨를 비롯한 LG가 4세들의 수중으로 들어간 과정도 논란거리다.

우선 매입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다. 부동산을 매입할 당시 광모씨는 26세(1978년생)였다. 어린 나이로 어떻게 땅 매입자금을 마련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당시 그는 학생 신분으로 군복무 중이었다.

광모씨는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공대에 입학한 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국내 IT 솔루션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산업기능요원 시절 대규모의 부동산을 증여받거나 사들인 것이다.

땅이 광모씨를 비롯한 LG가 4세들에게 넘어가게 된 과정도 의문거리다.

일례로 해월리 산32의 1(9만8678㎡) 임야의 경우를 보자. 원래 희성금속 소유이던 이 땅은 91년 1월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소유주가 바뀐다.

이후 이 땅은 92년 LG패션 계열사인 고려조경 정타 전 대표를 거쳐 99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맏사위인 김화중 전 희성금속 회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그 후 2004년 3월 김화중 씨는 이 땅을 구광모씨와 그 사촌들인 웅모씨, 형모씨, LG계열사인 서브원에 증여한다.

당초 LG계열사의 소유였던 땅이 여러 차례의 매매를 거쳐 LG가 4세들에게 넘어간 것이다. 특히 이 땅이 LG유통에서 개인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92년은 인근의 지산리조트 개발이 본격화 되던 시점이었다. LG유통으로서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도 있는 기회를 그룹 오너가에게 넘긴 셈이다.

곤지암리조트와 LG인화원 등 LG그룹이 개발에 나서는 곳마다 드러나는 오너일가들의 대대적인 땅 매입. 이것이 과연 정도경영인지 LG오너 일가들이 대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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