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해영 신지홍 특파원 = 한.일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경계를 획정하기 위한 양국간 회담이 12-13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 외무성에서 개막됐다. 양국간 EEZ 협상이 열리기는 지난 2000년 5월 4차 협상 이후 6년만이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 기도에 쐐기를 박는다는 목표 아래 동해 EEZ 기점을 울릉도에서 독도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독도로 바꿀 경우 양국간 EEZ 경계선이 울릉도와 일본 오키(隱岐) 섬의 중간선에서 독도와 오키 섬의 중간선으로 변경돼 일본 쪽으로 더욱 나가게 된다.
한국 정부는 EEZ 경계획정 문제가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간 울릉도 기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4월 수로탐사를 명목으로 한 일본의 독도주변 '도발 기도'를 계기로 독도문제에 관한 '조용한 외교' 기조를 탈피, 독도 영유권을 확실히 밀어붙이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반면 일본측은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기존 입장 아래 독도를 기점으로 독도와 울릉도의 중간선을 EEZ 경계선으로 삼자는 입장을 그간의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모두 EEZ 경계선과 영유권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로 독도를 자국 EEZ 기점으로 내세우기로 함에 따라 영유권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첫날 협상에서 우리측 협상대표인 박희권 외교통상부 조약국장은 이날 호주와 첫 시합을 갖는 일본 월드컵 대표팀의 선전을 바란다고 밝히면서 양국간 협상에서도 성과를 내자고 제안했다.
일본측 대표인 고마츠 이치로(小松一郞) 국제법 국장은 "1996년 당시 하시모토 총리와 김영삼 대통령 사이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 영유권 문제를 EEZ 획정과 분리시키로 했다"고 상기시키며 "그 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4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태로 이번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도록 최대한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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