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신영호 기자] G20재무장관 중앙은행장들이 경주회담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고 합의했지만 당분간 환율 변동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구속적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와 미국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의심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도쿄 소재 후가야 고지 수석 통화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이 달러 약세를 저지하겠다는 어떤 확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도 여전히 미국의 (추가 완화) 통화 정책(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달러가 장기간 이어져 온 약세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UBS의 통화 전략가들도 보고서에서 "(G20 경주회담 후 발표된) 코뮈니케가 약한 합의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구속적인 결의가 없는 상황에서 성명이 환율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다소 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BS 보고서는 이어 G20 성명이 "위기 감수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따라서 미 달러에 대해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북유럽 및 신흥시장 통화들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서 내용을 종합해보면 명시적으로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수용하는 동시에 미국의 대외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이 내수 확대를 한층 강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언급한 것은 미국 연준이 11월초 결정할 양적 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준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단기투기자금 유입과 관련한 신흥국의 규제 움직임을 용인하는 분위기여서 자본 규제를 통한 통화가치 조절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G20 재무장관 회담이 환율전쟁 종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치적 말잔치로 끝날지는 미국과 중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면서 "위안화 추가 절상과 관련한 명시적이고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중국이 9~10월 보여준 급격한 절상 흐름을 지속할지 미지수고 달러화 추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미국의 양적 완화 형태는 달러화 가치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원화의 절상 압력과 시중금리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테고 내달 금통위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면서 "주식시장의 경우 이번 회담 내용보다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의지와 미 연준의 양적 완화 내용이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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