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범도의 중소기업 사랑이야기④]

▲허범도 박사
오늘은 지난주 일요일 ( 2010 .10.24 )춘천에서 열린 마라톤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인생이고 우리의 중소기업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별 준비도 없이 한 죽마고우의 권유로 '춘마' (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대회)에 나섰던 것입니다.

뛰는 데까지 뛰어 보고 힘들면 걸어서 와도 되고, 회항 버스도 있으니 그걸 이용해도 된다는 아주 알기 쉽고도 , 설득력 있는 어드바이스에 용기를 낸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간 꾸준히 저녁 시간대에 한 시간씩 걷기도 하였고, 나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의 영남 알프스에서 단련된 , 등산의 지구력을 무기 삼아 마라톤에 한번 도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잠재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던가 봅니다.

흔히들 마라톤이란 인생과 같아서 초기에 너무 과속해서는 마라톤의 42.195 km 를 완주하지 못하듯이 , 인생살이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 우등생이 사회에 나가면 열등생이 된다"고 하신 어른들의 말씀도 그때는 그냥 농담이나 우스갯소리로 들렸으나 지금와 그의미를 곱씹어 보니, 인생 초기의 주위의 기대와 학교 공부를 너무 과신하고 자만심에 빠져서는 사회에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인생철리 (哲理 )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의 중소기업이 이 세상에 태어나 일정기간 흥망 성쇠의 길을 걸으며 그 생명력을 유지하다가 , 급기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데 짧으면 5년 길면 100년까지 산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등의 특유의 장인 정신과 전래의 가족 기업은 대대로 이어 가면서 그 이상으로 서바이블하는 기업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그 힘든 마라톤 정신과, 우리의 그 어려운 중소기업 이야기를 사랑하는 Todaykorea 네티즌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은 세가지 포인트가 있어서입니다.

첫째, 마라톤이 서반의 출발, 중반 레이스, 종반 스퍼트 그리고 마지막 결승 골인이 있듯이 우리의 중소.벤처 기업에도 거의 유사한 특징적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특징적 전략이라 함은 그 상황에 적합한 각각의 생존 전략이 긴 시간에 걸쳐 연구되고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

마라톤처럼 정직한 스포츠는 없다는 것이 어제 춘마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구동성이었습니다. 기업도 정직한 결실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연구 개발 ( R & D ) 활동이 각고의 숨은 노력으로 뒤받침되어야 할 것이고 , 그렇게 어렵사리 연구· 개발된 특허 기술들이 제품 생산으로 나타나 주어야 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하여는 소비자 즉 그들의 고객( CUSTOMER )에게 선택 받는 상품, 사랑 받는 제품.서비스로 자리매김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마라톤의 레이스 단계별 속도와 호흡 조절이 필요하듯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도 각 단계별 상황 전략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둘째 , 마라톤이 완주의 의미가 크듯이 , 우리 중소기업인들도 중간에 일희 일비하지 말고 끝까지 긴 안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풀 코스를 10 여차례 완주한 마라토너한테서 나온 얘기이지만, 마라톤은 그야말로 30km 이후가 진짜 마라톤의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잘 뛰어온 선두 주자들이 30km 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갑자기 속도가 뒤처진다거나 , 숫제 걸어서 간다거나, 심지어는 아예 주저앉아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사실입니다.

몇 차례 도전한 동호인들 중에서도 바로 이 구간에서 자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루를 삼킨 사람들이 무릇 기하뇨?

이 엄연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처음부터의 주도면밀한 자신만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인들의 30km 지점은 과연 어디일까요 ?

1.오랜 동안의 기술 개발로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특허권을 취득한 시점일까요 ?

2. 공장 부지를 애써 마련하고 고가의 기계를 도입하여 설치하고, 시운전한 후 몇 차례의 시행 착오를 거듭한 후 대망의 신제품이 탄생한 때일까요 ?

3. 국제 전시회. 박람회에 출품하여 해외 유수의 바이어로부터 호평을 받고 국내외 신문. 방송에 대서특필, 방영되는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일까요?

4. 무에서 출발한 기업이 드디어 매출액 100억 고지를 올라선 지점일까요 ? 아니면 요즈음 우리 벤처기업들의 꿈인 1000억 클럽에 가입하는 순간일런지요 ? .....

( * 필자의 생각은 있으되, 이 부분만은 각자의 생각과 창의력에 맡기기로 하겠습니다 )

셋째 , 이것은 확실히 정신력의 싸움임에 분명하다는 점을 마라톤과 중소기업에서 공히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만난 한 제주도의 중소기업 CEO 는 모든 일을 정신력으로 버티지 않고서는 하루도 이겨 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만킁 우리 중소기업의 환경은 열악하고 자기가 데리고 있는 종업원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없이는 오히려 문을 닫는 게 나을것 같다고 했지요!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거리로서,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경기의 달리기 선수였던 필리피데스가 페르시아 대군을 물리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에서 42km 떨어진 아테네까지 단숨에 달려와 "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라고 외치고 숨을 거두었던 바로 그 거리입니다.

당시 10배가 넘는 다리우스 대제의 원정군을 맞은 아테네의 용장 밀테아데스가, 마라톤 평원에서 건곤 일척의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곳서 대군을 협곡으로 유인, 궤멸시킨 그 승전보를 한시 바삐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려 주기위해 책임감으로 달린, 필리피데스의 용기와 쉬지 않고 달린 그 정신은, 지금 이시간에도 전국의 산하를 달리고 있을 우리의 미래의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게, 그리고 5대양 6대주를 뛰고 있는 기업 세일즈맨의 빛나는 승전보에 살아 있기를 기대하며, 새로난 길을 향해 힘차게 달려갑니다.

( 궁금해 할 분이 있을것 같아 , 필자는 22.195 km를 3시간 만에 주파했으며 나머지 20 km는 여러분과 함께 뛸 계획입니다. 굿락 !)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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