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임금 청구 소송으로 구단과 대립각 세워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농구 '천재' 김승현이 KBL로 부터 '임의탈퇴' 공시를 받고 KBL무대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1일 KBL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보수조정 결정에 대해 불복하고 지정된 보수 이외의 금전 및 대가를 요구한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승현은 "다음 주 월요일(15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으나 돌연 입장을 바꿔 "조만간 일정을 잡겠다"라고 전했다. 김승현은 지난 9월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소구단 동양 오리온스를 상대로 12억원의 임금청구 소송을냈다.

KBL 김인양 사무처장은 "소장을 확인한 결과, 보수 조정한 것에 김승현이 불복하는 내용이었다"며 "계약 이외의 또 다른 금전적 요구를 했기에 제재를 가했다"라고 임의탈퇴 공시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김승현은 오리온스의 선수 정원 및 샐러리캡에 저촉되지 않으며 계약 역시 정지된 신세에 처했다. 또한 복귀는 오리온스로만 가능하다.

김승현은 지난 2001-02시즌 프로농구 사상 첫 정규리그 MVP 및 신인왕을 차지하며 만년 하위팀 동양 오리온스를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또한 2002 아시안게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인상적 활약을 선보이며 국민스타로 거듭났다.

이후 전국민적 스타로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던 김승현은 지난 2006년 자유계약선수(FA)로 친정팀 동양 오리온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김승현은 5년간 52억 5천만원으로 연봉계약의 새 역사를 썼다. 당시 오리온스는 김승현을 붙잡기 위해 이면계약을 했다. 이는 샐러리캡 규정을 어긴 것으로 김승현의 발목을 붙잡는 계기가 됐다.

김승현의 FA대박 계약 체결 2년 후인 2008년 KBL은 당시 만연하던 이면계약 근절을 선언했다.때마침 새로 취임한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은 당시 잦은 부상으로 부진에 빠진 김승현의 이면계약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09년 연봉협상에서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단과 김승현은 연봉협상 초부터 불협화음을 내며 세상에 이면계약서의 존재를 알렸다. 이면계약 실체를 접한 KBL은 이면계약 문건의 효력 정지를 선언했다. 이후 숱한 갈등과 반목으로 갈등의 골만 깊어지던 양측은 KBL의 임의탈퇴 공시와 김승현의 구단을 상대로 12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극단으로 치닫고 말았다.

부디 구단과 김승현 그리고 KBL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대승적 결정으로 농구 천재 김승현의 모습을 다시 코트 위에서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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