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2일 낮 청와대에서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단과 만나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회동에는 네이버의 최휘영 NHN 대표,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성낙양 야후코리아 사장,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박석봉 엠파스 대표, 송영한 KTH 대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김철균 하나로드림 대표 등 8개 포털 대표를 비롯 인터넷 서비스 책임자 16명이 초청됐다.
노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월23일에는 취임 3주년 기념행사로 포털을 통해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가졌고, 이날 회동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론 형성에 미치는 인터넷 포털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노대통령이 포털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 자체가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인터넷 포털이 뉴 미디어 시대를 맞아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는 기성 언론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포털의 기능이 온라인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인터넷 공간밖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이 취임후 신문, 방송 등 기성 언론사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인터넷 뉴 미디어 환경에 부여하는 비중도 가늠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참여정부 또한 포털의 기능을 벤치마킹해 국정운영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정책홍보 토론회에서 "현재 우리의 정책홍보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적절한 대안매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로 국정브리핑을 정부정책 홍보포털로서 활용하며 기능을 확대해왔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6.10 항쟁 관계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도 "정치와 경제도 소비자 주권이 실현되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보의 균형잡힌 소통과 왜곡 없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포털 대표단과의 만남에서도 정보의 소통문제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정보화사회의 정보유통에서 포털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함께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한 포털이 현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 인프라의 하나로 성장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제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포털이 선진한국을 이끌어갈 미래산업의 한 분야라는 인식 아래 경쟁력 제고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기성 언론에 의존도가 큰 현재의 정보유통 및 소통 체제가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정책홍보토론회에서도 "정보의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 공정한 정보가 정말 중요한데 현재 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움이 정보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느냐"며 "한 가지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필요할 때에만 그 정보가 나왔다가 정책이 결정되면 정부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언론환경에 유감을 표시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요소가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제공이란 점에서 현재 그 역할을 상당부분 하고 있는 포털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지 않느냐"며 "그러나 이번 만남은 포털업계의 현안을 듣고 향후 건설적인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지 특별한 메시지를 주거나 부여할 만한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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