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금메달 3개 따고도 야구예선 중계에 밀려

△유도 대표팀을 응원하는 대한민국 응원단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애국가의 선율이 광저우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대한민국 유도 대표팀은 13일 중국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치러진 남녀 100kg급 및 78kg 결승에서 '금빛 한판승' 행진을 선보였다.

남자부 100kg 이상급 김수완(22.용인대)은 우즈베키스탄의 탄그리에프 압둘로를 경기 시작 56초 만에 한판승으로 제압하며 사격에 이어 대한민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어진 여자 78kg급 이하 결승전에 나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정경미(25.하이원)는 약속의 땅 중국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일본의 오가타를 상대로 멋진 역전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속해서 펼쳐진 남자 100kg급 이하 결승전에 출전한 황희태(33.수원시청)는 일본의 아나이를 상대로 깔끔한 한판승을 거뒀다. 또한 앞서 펼쳐진 여자 78kg 이상급 대표팀의 김나영(23.용인대)은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첫 날 대한민국 유도는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유도 선수들의 금빛 메치기 장면은 생생하게 국민들을 찾지 못했다. 축구와 야구 예선에 밀렸기 때문이다.

MBC는 시청률을 보장하는 축구와 야구에 올인했다. 금메달 소식을 조그만 하게 전하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씁쓸하게 비춰졌다. KBS 역시 황희태와 정경미의 감격적인 금메달 획득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고, SBS는 아시안게임을 아예 손에서 뗐다. 지상파 3사 모두 아시안게임 첫 날의 쾌거 전달에 소극적이었다.

예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큰 스포츠 이벤트가 있으면, 오직 인기 종목에만 많은 부분을 투자하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최고의 순간을 전하지 못하고,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 온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지난 4년간 구슬땀을 흘린 선두들의 노력에 국민 모두 함께 웃고 울어야 하지 않을까.

이날 광저우에서는 유도의 선전 못지않게 핸드볼과 필드 하키 등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비인기종목 예선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보기가 쉽지 않았다.

야구예선에 밀리는 유도 결승전의 씁쓸한 현실. 아시안게임은 야구, 축구 등 인기 종목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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