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조정석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하나금융에 매각하기로 결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수주 안에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분 평가가치는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38억 달러(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하나금융은 현 주가 시세에 10% 이상의 프리미엄을 추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양사가 체결한 것은 논바인딩(non-binding) MOU로 계약 초기 단계"라며 "구속되지 않는 계약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 13억 달러에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2006년 국민은행, 2007년 HSBC은행 등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협상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호주 ANZ와 매각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하나금융과도 접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금융지주 인수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하나금융의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임원실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론스타는 ANZ와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겠다고 하나금융을 불러들인 것"이라며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들러리를 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하나은행은 외환은행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산과 인력을 갖고 있지만 지난해 순익은 외환은행의 3분의1에 불과했고 올해 3분기까지 연체율은 6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며 "외환은행의 자산과 인력을 제대로 운용할 경영 능력이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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