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임행 파모소(펜디까사)대표

▲ <사진설명: 정임행 대표>
사진 이상운 기자 photo98@pcline.co.kr

명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 땅에 의(衣), 식(食)이 아닌 명품 '주(住)'가 뿌리 내렸다. 주거 공간에 대한 명품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구 시장의 블루 오션을 개척한 '펜디 까사'의 정임행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그저 한국의 국민들에게 가구의 '아름다움' 자체를 공유하고 싶다”고. 이렇게 그녀의 소신 있는 욕심이 '펜디 까사'를 한국에 자리 잡게 했다.

1년여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한국에 발을 디딘 명품 브랜드 '펜디'의 리빙 산업 전문 '펜디 까사'는 한국에 불어 온 명품 바람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듯하다. 대한민국 가구 시장의 1%를 위한 그곳, '펜디 까사'의 대표이사 정임행 사장(사진)을 청담동 본점의 '파모소'에서 만났다.

그녀는 지금껏 한 번도 사업에서 실패를 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여성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라 보여졌다.

더불어 어려운 이웃에 대해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따뜻한 인간미까지 지닌 것이 그녀의 사업과 인생의 성공 노하우가 아닐까 싶었다.

- 매장 본점의 이름이 '파모소'다. '펜디 까사'라는 브랜드 명칭이 아닌 '파모소'라는 이름이 독특해 보인다.

▲ 기존의 가구점과는 다른 차별화된 명품 가구점이기 때문에 그 수준을 맞춘 이름을 넣고 싶었다. 가구점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던 내가 직접 'famous'에서 그 느낌을 따왔고, 마치 건물 디자인을 하듯이 신중하게 결정했다.

- '파모소'에서 '펜디 까사'라는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 수천 개의 가구 브랜드 중 브랜드 제국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LVMH)'에 직접 소속된 가구는 '펜디' 브랜드 하나 밖에 없다. 유명 브랜드인 샤넬이나 구찌도 소속돼 있지 않다.

그만큼 가치가 있는 브랜드라는 말이 된다. 물론 '펜디'에서도 '펜디 까사'라는 브랜드를 아무 곳에나 주지는 않는다. 지역적 접근성, 브랜드의 지속능력, 재력 등을 판단해 약 1년여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선정된다.

- 한국에 '펜디 까사'가 들어온 시기는 언제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1990년에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 청담동 본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본점 등 총 4군데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은 18명으로 일당백을 하는 소수정예들이다. 특히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직원들이 대부분이라 가족 같은 분위기로 일한다. 그래서 출장 때문에 회사를 오랜 기간 비워도 늘 똑같이 열심히 해준다.

- 정 사장이 생각하는 '가구'란 무엇인가? 또한 '명품 가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 '가구'라는 것은 우리가 삶을 영위할 때 필요한 가장 편안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볼 때마다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가족처럼 늘 깨어있을 때 보고 마주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의상을 착용하고 음식을 먹듯이 기호와 취향에 맞게 선택해야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명품이란 것은 일반 제품들과 구별되는 차별화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 가구는 대를 이어서 쓰더라도 가치가 있다. 내구성이 강하고 낡아도 고풍스럽기 때문에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 <사진설명: 정임행 대표>
사진 이상운 기자 photo98@pcline.co.kr
- '펜디 까사'에서 생산하는 모든 가구 아이템을 다 수입하는지, 나름대로의 안목을 가지고 까다롭게 제한적으로 수입하는 건지 궁금하다.

▲ '펜디'의 기존 의상과 액세서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입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램프, 침장, 액자 등 보통의 리빙 브랜드에서 나오는 액세서리들이 다 들어올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램프의 스타일을 선보여 주거 공간에 필요한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백화점으로도 들어가고 있다.

-국내에도 다양한 가구 전문 브랜드들이 있다. '펜디 까사'가 해외 명품 브랜드라는 네임 밸류를 제외하고 어떠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 한국인들은 아무래도 좌식 생활로 오랜 기간 보내온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식 문화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서양의 입식가구 문화보다는 가구문화가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빠른 기간 안에 서양의 입식문화를 많이 따라 왔지만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와 패턴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조금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결국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한 차이가 가장 큰 차별성을 가져다 준 것 같다.

- 주문 제작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고객이 가구를 주문하고 집 안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 오래 걸리는 편이다. 주문을 받고 난 직후부터 제작기간이 약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린다. 또 제작이 끝난 가구를 가지고 오는 기간도 배로는 한 달, 비행기로는 일주일을 잡아야 한다. 급하게 빨리 원하는 고객의 경우 한 달 안에 맞춰주는 경우도 있지만 명품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가격이 고가이다 보니 일반인들은 발길이 잦기 어려울 듯 한데, 어떤 고객들이 주로 오는가

▲ 아무래도 고소득층의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 유명 탤런트들도 주 고객들이다. 배용준, 고소영, 김희선 등도 우리 매장을 이용한다.

- '펜디 까사'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가구점으로서의 가치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사실 대중적인 브랜드는 아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모던, 클래식 어느 쪽이든 다 어울리고 스며들 수 있는 디자인이다. '펜디 까사'의 가구 디자이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펜디'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구 디자인도 같이 한다. 그래서 고정관념을 탈피한 살아있는 감각의 디자인들이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가격대가 조금 높을 뿐이다.

- 요사이는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사회봉사활동에도 관심들을 쏟고 있다. 펜디까사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 인간의 인생이라는 것이 아무리 파란만장하다 하더라도 마지막은 봉사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 주요 시점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손길이 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지금은 교회에서 매주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하고 있다.

- '파모소'매장의 '펜디 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포부를 말해 달라.

▲ 패션의 마지막을 리빙, 즉 가구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일반 수입가구 시장과 달리 지속적이고 더욱 고급화되는 추세에 따라 우리 '펜디 까사'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생활에 이롭고 아름다운 주거 환경과 주거문화를 소개하는 일에 앞장설 예정이다.

또한 리빙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롭고 혁신적인 주거문화를 선보이고 싶다. 이를 통해 한국 주거문화의 트랜드를 이끄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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